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두말할 것 없습니다. 일단 넥센 오재영이 무조건 잘못한 겁니다. 규칙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했으니까요. 투수의 규칙행위를 규정한 야구 규칙 8.02를 보면 (a)(4)에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나와 있습니다. 공의 표면을 미끄럽게 만들어 움직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샤인볼'을 방지하려는 조항이죠. 징계가 필요하다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누리꾼들 반응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이 규칙 벌칙(e)에는 "투수가 각 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심판원만이 결정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28일 경기에서 한화는 두 번이나 어필했지만 이민호 심판은 오재영이 부정투구를 하지 않았다고 판정한 겁니다. 그럼 비판은 심판진을 향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심이 나왔다면 선수가 아니라 심판을 비판하는 게 옳은 일일 테니까요.



한화 김응용 감독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김 김독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심판이 규칙을 제대로 이해 못 하고 있으면 어떡하나. 심판이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규칙 위반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역정을 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리그든 투수가 유니폼에 공을 문지르는 건 금지돼 있다. 그런데 '공에 흠집이 나지 않아 괜찮다'고 하더라. '알았다'고 '주의를 주겠다'고 하면 되는데 그렇게 말하니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실 이 규칙 중 벌칙 부분에는 "(a)투구에 대하여 볼을 선고하고 투수에게 경고하고 그 이유를 방송한다. (b)한 투수가 같은 경기에서 또 다시 반복하였을 경우 그 투수를 퇴장시킨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날 구심이었던 이 심판은 물론 여태 어느 누구도 이를 지키지 않은 거죠. 한 누리꾼이 찾아낸 결과를 보면 적어도 8월 내내 비슷한 일을 계속했으니 말입니다.

김 감독은 "나이 먹고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참았지만 자주 그런 모습을 보였다. 1회부터 그랬는데도 보지 못했든 알고도 넘어갔든 모두 문제"라며 "(오재영이) 부정투구를 했다는 게 아니다.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투수가 했으면 심판이 먼저 나서서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러면 안 된다. 좀더 확실한 모습을 (심판진이)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이에 대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김 감독님 어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규칙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나도 예전에 외국인 투수 중에서 실제 의도를 갖고 그런 행동을 하는 걸 보고 이후에 의심이 되면 유심히 지켜본다. 규칙은 잘 치켜지고 경기는 깨끗하게 해야한다. 다만 (오)재영이는 습관이었다. 앞으로 고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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