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스스로를 승리자라고 여긴다. 그리고 언제나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삶에는 원래 쉬운 일이 없다. 그랬다면 우리가 울면서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성공만큼 실패를 많이 경험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사진)가 남긴 말입니다. 그는 "시련은 성장 밑거름이다. 아프고 힘든 시기도 고통을 이겨낸 순간에는 멋진 기억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조기 탈락 아픔을 겪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호날두에게 멋진 기억으로 남게 되리라 믿는 이유입니다.
포르투갈은 27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마지막 경기에서 가나를 2-1로 꺾고 1승 1무 1패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미국과 승점(4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포르투갈 선수들은 더 이상 이번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없습니다. 호날두는 이날 후반 35분 자기 대회 첫 골이자 이 경기 결승골을 넣으면서 '맨 오브 더 매치(MOM·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지만 조 순위까지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포르투갈은 이날 세 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호날두는 "우리는 이기고자 노력했고, 승리했다"면서도 "경우의 수가 복잡하기는 했지만 경기 중에 만든 기회를 모두 살렸다면 충분히 16강 진출이 가능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는 고개를 높이 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포르투갈의 대장군'다운 발언입니다. 비유가 아닙니다. 호날두는 올 1월 포르투갈 정부에서 대장군(Grande-Oficial) 훈장을 받았습니다. 호날두는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으로 뛰는 건 우리 가족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조카와 삼촌을 위해 뛰는 것"이라며 "축구 선수이자 국민으로, 포르투갈이 최고의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내가 가진 전부를 쏟아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호날두는 무릎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풀 타임으로 소화하며 이 약속을 지켰습니다.
누군가는 이 대회에서 호날두가 실패했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가 출전한 세 차례 월드컵 중 가장 나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으니 말입니다.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국가대표의 의미가 무엇인지 호날두만큼 확실하게 증명한 선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