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 주말 프로야구 넥센이 두산에 2연승을 거두는 동안 LG와 삼성은 1승 1패로 균형을 이루면서 이번 주초 2연전이 더 재미있게 됐습니다. 한겨레는 기사 제목을 '곰' 잡은 넥센, 3위 넘봐라고 달았던데 사실 넥센이 노려야 할 건 3위가 아니라 최소 2위죠. 어차피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3, 4위는 큰 차이가 없으니까요.

일단 주초 2연전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를 따져 보면 아래처럼 나타납니다.

결과 LG 2승 1승 1패 두산 2승
넥센 2승 LG - LG - LG -
삼성 2.0 삼성 2.0 두산 0.5
넥센 2.0 넥센 2.0 삼성 1.0
두산 4.5 두산 3.5 넥센 1.0
1승 1패 LG - LG - 삼성 -
삼성 2.0 삼성 1.0 LG 0.0
넥센 2.5 두산 2.5 두산 0.5
두산 3.0 넥센 3.0 넥센 2.0
넥센 2패 LG - 삼성 - 삼성 -
삼성 1.0 LG 0.0 LG 1.0
두산 4.5 두산 2.5 두산 1.5
넥센 5.0 넥센 4.0 넥센 4.0

물론 삼성에게 2연승을 하고 두산이 LG를 싹쓸이 해주기를 바라는 게 제일 바람직한 방향. 이러면 넥센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진짜 프로야구에 막판 헬게이트가 열리는 셈입니다. 각 팀마다 매직 넘버를 따져볼 수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삼성에 1승 1패를 했을 때는 LG가 2연승을 거두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2위 삼성하고 0.5 경기 차이밖에 안 나죠. 선두를 노리기는 무리일지 몰라도 이러면 충분히 2위 싸움을 해볼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 싫지만 삼성에게 두 번 다 졌을 때는 일단 무리하지 말고 4위를 지키는 게 최선으로 보입니다. 막판 결과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3위나 4위나 큰 차이가 없으니까요.

4강 경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그러나 넥센이 나머지 17경기를 8승 9패(승률 .471)로 마친다고 해도 5위 SK는 14승 8패(.636) 이상을 기록해야 합니다. SK하고 맞대결이 세 번 남았는데 그 중에 한 번만 이겨도 사실상 4강 진출 확정입니다. 최근 10경기 8승 2패가 그만큼 고무적인 겁니다.

거꾸로 2위를 하려면 일단 넥센이 12승 5패(0.706) 이상을 기록해야 합니다. 최근 분위기만 보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지만 사실 버겁죠. 그러니까 앞으로 이틀 동안 넥센이 삼성을 이기고, 두산이 LG를 모두 잡지 않는 이상 무리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그냥 5할 승부 정도만 해주면 가을 야구는 확정입니다.

넥센은 이번에 삼성과 일정을 모두 마무리 하면 △NC 4경기 △SK KIA 각 3경기 △롯데 2경기 △두산 LG 한화 각 1경기 등을 남겨두게 됩니다. 비교적 상대전적이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하고 경기가 많이 남은 것 같기도 하지만 요즘 넥센은 시즌 중반보다는 초반에 가까우니까 믿어야겠죠? 우리한테는 유이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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