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프로야구에서 뛰던 '매니 빙 매니' 라미레즈(41)가 은퇴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 영자지 포커스 타이완은 19일 라미레즈의 소속팀 EDA에서 라미레즈가 곧 대만 생활을 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처음 대만에 갈 때 3개월 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이 이달 30일에 끝나는데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거죠. 라미레즈는 계약 종료일보다 앞서 21일 대만을 떠난다고 합니다.
구단과 대만프로야구리그(CPBL)는 라미레즈가 '향수병이 너무 심해' 대만을 떠난다고 했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 프로야구 치바 롯데가 라미레즈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라미레즈는 올 시즌 대만리그에서 49게임을 뛰면서 .352/.422/.555를 기록, 적어도 아시아 야구에서는 여전히 기량이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8홈런(리그 2위), 43타점(3위)도 충분히 매력을 당기게 하는 요소죠.
라미레즈는 대만에서 한 달에 2만5000 달러(2825만 원)를 받았지만 일본에 가면 연봉 수준이 더 높아질 게 당연한 일. 그런데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9년 동안 2억682만 달러(2337억 원)을 넘게 받은 선수가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도 새 문화에 적응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아들 매니 라미레즈 주니어가 보스턴 글로브 인터뷰에서 한 말이 가장 정확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9월이 되면 모든 걸 끝내실 거예요. 그 후로는 그저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휴식을 취하실 것 같아요." EDA에서 밝힌 것하고 같은 이유죠. 사실 그럴 나이도 됐고, 그럴 만한 사정도 있었죠. 대만이라는 극적인 선택이 때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뿐.
혹시 정말 일본에서 뛰게 되면 민망한 글이 되겠지만, 결국 그게 약발이었다는 게 찜찜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한때 내가 가장 사랑했던 오른손 타자여, 정말 고마웠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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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 보스턴이 퍽 잘 나가고 있는데, 보스턴 글은 이게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