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세계축구연맹(FIFA)이 두 손 두 발을 들었습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던 주장을 내려놓고 골 판정 전자 시스템을 도입한 겁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6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과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골라인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골 판정 기술은 가장 정확해야 하며 항상 옳은 정보여야 한다. 우리 눈은 0.5초보다 더 짧은 시간에 오가는 공을 정확하게 볼 수 있을 만큼 강하고 빠르지 않다"면서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월드컵을 앞두고) 2년간 기술을 실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대회에 도입한 골 판정 시스템은 두 가지 방식. 요코하마(橫浜) 스타디움에서는 골레프(GoalRef), 도요타(豊田) 스타디움에서는 호크아이 시스템을 각각 쓰게 됩니다. 골레프는 전선 코일을 심은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면 심판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고, 호크아이는 골문에 카메라 6대를 설치해 공이 골라인을 넘어섰는지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두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100만 달러(10억8240만 원).
FIFA는 이번 대회 때는 두 가지 기술을 쓰지만 내년 브라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한 가지 기술만 쓸 계획입니다. 내년 3월까지 이번 대회 데이터를 분석해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 방식을 선택하는 거죠.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가 열리는 6개 경기장은 2014년 월드컵 경기장이기도 합니다. 이 6개 경기장에 설치한 판정 시스템을 2014년 월드컵 때도 쓰겠다는 게 FIFA 방침. 발케 사무총장은 "컨페더레이션컵이 열리지 않는 나머지 6개 구장에서는 다른 기술을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최종 골 판정은 여전히 심판 몫. FIFA 경기 규칙에 따라, 판정 시스템이 골인이라고 알려둬 심판이 골로 인정하지 않으면 노골입니다. 발케 사무총장은 "새 기술 때문에 경기 스피드나, 축구의 숭고함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술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