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 언론에 '매직 넘버'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매직 넘버는 이런 뜻입니다.
프로 야구 따위에서, 1위 팀이 우승하는 데 필요한 승수(勝數). 2위 팀의 성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매직 넘버는 2위 팀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긴다고 해도 1위 팀이 이만큼만 이기면 무조건 우승을 할 수 있는 승수를 가리킵니다.
20일까지 프로야구 1위 팀 삼성의 매직 넘버는 9. 현재 2위 SK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삼성이 9승만 거두면 우승을 한다는 뜻입니다.
매직넘버는 어떻게 계산하는 걸까요?
여러 계산법이 있지만 낱말 뜻에 가장 잘 맞는 공식은
(2위 팀 승수) + (2위 팀 남은 경기수) - (1위 팀 승수) + 1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공식은 2위 팀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1위 팀 승수가 하나 더 많으려면 몇 승을 더 거둬야 하는지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2위 SK는 119경기를 치러 63승 53패 3무를 기록 중입니다.
우리 프로야구 한 시즌은 133경기니까 남은 경기수는 14.
삼성도 119경기를 치러 69승 48패 2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산식에 넣어 보면 '63+14-69+1=9'가 됩니다.
만약 남성이 남은 14경기에서 9승 5패를 한다고 하면 78승 53패 2무가 됩니다. 승률 .595로 시즌을 마치게 되는 것.
SK가 1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면 77승 53패 3무가 되면 승률은 .592입니다.
이렇게 제대로 작동하면 다행인데, 사실 우리 프로야구는 무승부 경기를 승률 계산에서 빼기 때문에 다소 오차가 생길 때도 있습니다.
매직 넘버는 1위 팀이 이기거나 2위 팀이 패하면 1이 줄어듭니다.
1위 팀이 이기고 2위 팀이 지면 2가 줄어듭니다.
19일까지 삼성의 매직 넘버는 10이었는데 오늘 이기면서 9로 하나 줄었습니다.
매직 넘버와 반대 개념으로 트래직 넘버(Tragic Number)도 있습니다.
상위 팀이 전패하더라도 하위 팀이 순위를 뒤집을 수 없는 패수입니다.
공식은 매직 넘버와 같은 모양입니다.
(하위 팀 승수) + (하위 팀 남은 경기수) - (상위 팀 승수) + 1
우리 프로야구는 4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합니다.
그러면 5위 팀 가을 야구 탈락이 확실해지는 '트래직 넘버'를 구할 수 있겠죠?
5위 넥센은 121경기에서 57승 62패 2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4위 두산은 62승 55패 3무.
이를 공식에 넣어보면 '57+12-62+1=8'이 나옵니다.
넥센이 12경기에서 8패를 당하면 두산이 전패를 당한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없게 됩니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에 가깝지만 아직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8위 한화는 7위 LG와 자리를 바꿀 수 있을까요?
한화의 트래직 넘버를 계산해 보면 11이 나옵니다.
이번 시즌 한화에 남은 경기가 11경기.
즉 전패만 당하지 않으면 아직 꼴찌 탈출 확률이 없는 건 아닙니다.
물론 4강은 전혀 다른 얘기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