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히어로즈 노우트


• 팀이 잘 나갈 때만 쓰는 히어로즈 노우트입니다. 글을 쓰기 전 검색해 보니 2010년 6월이 마지막 히어로즈 노우트였네요. 일이 바빴다 뭐다 핑계대고 싶지만 히어로즈 야구가 별 재미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겠죠. 그러나 올 4월은 9승 7패(3위)로 나름 깔끔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적어보는 히어로즈 노우트.

 

 

• 넥센 히어로즈는 4월 거둔 9승 중 6승을 역전승으로 기록했습니다. 작은 고비도 넘지 못했던 예년하고는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런데 역전승이 많다는 건 선발이 제대로 버티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전체 평균 자책점은 3.94로 3위지만 선발은 4.45로 5위입니다.

 

비록 29일 경기에서 패전을 기록했지만 나이트는 30.2 이닝을 평균자책점 2.93으로 막아줬습니다. 18이닝을 3.50으로 소화한 밴헤켄도 나쁘지 않죠. 그러나 거기까지입니다. 평균자책점을 놓고 보면 문성현은 6.04, 강윤구는 5.82입니다. 운이 따르지 않다는 건 핑계죠. 김병현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4강 다툼을 하려면 믿을 만한 선발 3명은 꼭 필요합니다.

 

불펜에서는 이보근의 부진(평균자책점 10.80)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흔들리던 손승락이 제 구위를 찾아가고 있고, 이정훈은 5이닝 무실점으로 이보근의 이름을 지워가고 있습니다. 7경기에 나와 평균자책 1.29를 기록한 왼손 투수 박성훈도 좋죠. 성장통을 앓고 있는 한현희도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는 3.07로 나쁜 편은 아닙니다.

 

불펜은 더러 털리기도 하겠지만 큰 문제는 아니리라고 봅니다. 역시 키는 선발이죠. 그런 의미에서는 김수경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올 시즌 히어로즈의 최종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또 모르죠. 김영민이 갑툭튀가 될지도.

 

 

• 타선에도 사실 '뽀록'이 섞여 있습니다. 득점이 5.31점으로 1위라는 건 고무적인 일이죠. 그러나 △타율 4위(.252) △출루율 4위(.348) △장타율 3위(.400)에서 보듯 사실 공격력은 리그 평균 정도입니다. 득점권 타율이 1위(.349)라고 하지만 이런 기록이 언제까지나 이어지는 건 아니죠.

 

사실 중심 타선은 제 몫을 해줬습니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 LPG포는 이달 .303/.392/.607를 때렸습니다. 12홈런, 43타점. 하지만 테이블 세터진(1, 2번 타자) 출루율 .324는 SK(.305)에 이어 7위입니다. 게다가 6번 타석에 틀어선 선수들은 .170/.211/.245밖에 못 때렸습니다. 그냥 3-4-5번만 가지고 야구한 셈이죠.

 

오재일(.186/.234/.302), 조중근(.185/.207/.185)이 생각만큼 각성해주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여기에 송지만은 사실상 전반기를 마감한 상태. 역시나 유한준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줘야 할 필요가 더욱 커졌습니다.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테이블 세터진이 더욱 많이 출루해줘야 하는 건 물론이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군 기록을 눈 씻고 찾아봐도 24번 박정준(.326/.392/.370)을 빼면 눈에 띄는 타자가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아니면 이승주(.273/.342/.333)인데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요? 오재일, 조중근이 기회를 발로 차버리고 있는 게 다시 한번 아쉽습니다.

 

 

• 5월에는 넥엘라시코가 6경기 잡혀 있습니다. 현재 1위 롯데하고도 6게임. 진짜 강팀이 되려면 이들하고 승부를 피해서는 안 되겠죠. 5월 말에도 히어로즈 노우트를 쓸 수 있기를 바라며 FIN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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