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천일평 씨는 '천일평의 메모 & 아이'를 통해 야구 국가대표팀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주장 자체는 천 씨 정도 되는 분이라면 얼마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글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이번 2차 후보 발표에는 베테랑 박재홍(35)과 이병규(34)를 제외 시켰는데 사실 이들의 근래 컨디션이나 활약도는 선발된 다른 선수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 됐으나 선발위원 11명 중 8명이 과거 국제대회에서 이들이 팀웍을 깨뜨린 적이 있다며 반대해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박재홍의 선정을 원했던 김인식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물러서며 고참선수가 빠진 점을 아쉬워했는데 박찬호와 이승엽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누가 누구를 원했는데 왜 안 됐다고?

김인식 감독이 WBC 대표팀을 맡는 과정은 음모론이 불거질 정도로 모양새가 좋지 못했다. '어른으로서의 도리' 그것이 아니었다면 중풍 후유증을 앓는 김 감독이 굳이 '독이 든 성배'를 들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감독직을 떠밀어 놓고 자기 마음대로 선수도 못 뽑는다고? 

맞다. 박재홍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번트 실패, 이병규는 2003년 올림픽 예선 때 '건성 수비'. 그 이상 속사정은 알 사람들만 알 터.

하지만 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책임도 감독이 진다. 그렇다면 기술위원회는 후보 선정을 위한 조언만 하고 최종 선발권은 감독에 맡겨야 하는 게 아닐까? 어느 대회에 누가 감독을 맡았는지 기억하지만, 누가 선수를 뽑았는지 기억 못하는 구조라면 더더욱.

게다가 기술위가 보기에 좋든 싫든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를 맡아 묵묵히 제 몫을 해온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을 하루아침에 '팀워크를 해치는 주범'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저 '외야는 세대교체가 끝났다'고 말하는 편이 오히려 이들을 배려하는 게 아니었을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너무 빠르게 빛을 잃고 있는 야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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