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타자가 유격수 쪽으로 땅볼을 쳤다. 유격수가 공을 잡아 1루로 던져 타자 아웃. 야구에서 흔히 벌어지는 평범한 장면이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이기 때문에 이때 기록도 변한다. 타자는 타율이 깎이고 투수는 평균자책점이 내려간다. 그리고 유격수는 보살(補殺·Assist), 1루수는 자살(刺殺·Put Out) 기록을 하나씩 얻는다.

말 그대로 보살은 아웃을 잡도록 돕는 플레이고, 자살은 실제로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는 플레이다. 외야수가 뜬공을 잡으면 자살, 이때 홈으로 들어오던 주자를 송구로 잡으면 보살이다. 주자를 잡은 포수에게는 당연히 자살이 주어진다. 삼진도 포수 자살이다.

감을 잡으셨을 걸로 생각하고 이쯤에서 자살과 보살에 대한 퀴즈:
 
1. 타구에 맞은 주자는 무조건 아웃으로 처리된다. 이때 자살과 보살은 어떤 선수?

-야구 규칙 10.10(b)②에 따라 그 주자와 가장 가까이 있던 수비수에게 자살이 기록된다. 7일 잠실 경기 8회초 롯데 공격. 1루 주자 김주찬은 전준우가 때린 타구에 맞아 아웃됐다. LG 1루수 박병호 자살.


2. 희생플라이 때 3루수가 주자 리터치가 빨랐다고 어필했다. 3루심이 어필을 받아들이면서 주자 아웃. 이때 자살과 보살은?

-7일 목동 경기에서 나온 장면이다. 어필을 한 3루수 황재균은 자살. 우익수 클락은 보살이다. 공이 외야수→포수→3루수 순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포수 강귀태도 보살을 하나 기록한다. 야구 경기에서 어필은 야수가 공을 들고 베이스를 밟거나 주자를 태그하는 행위를 뜻한다. 아웃카운트가 발생한 시점에 자살이 주어지므로 3루수가 자살, 아웃카운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외야수와 포수에게 보살이 주어지는 것이다. 주자가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않은 '루의 공과(空過)' 때도 상황을 최종 어필한 선수는 자살, 어필 과정에 참여한 선수는 모두 보살이다. (하나 더. 루의 공과는 어필 플레이다. 수비 쪽에서 어필하지 않으면 심판은 상황을 알고 있다고 해도 아웃 판정을 내리면 안 된다.)


3. 무사 2, 3루에서 타자가 투수 앞 땅볼을 쳤다. 투수는 포수에게 송구. 3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렸다. 3루 주자는 재빨리 3루로 돌아갔지만 2루 주자도 3루에 와 있는 상황. 포수는 3루 주자를 태그한 뒤 2루 주자도 태그했다. 포수에게 주어진 자살은 하나. 어떤 주자가 아웃이었을까?

-정답은 2루 주자. 야구 규칙 7.03은 루 점유권을 선행 주자에 주고 있다. 3루는 3루 주자가 우선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만약 2루 주자가 더 발이 빠르다면 3루 주자는 베이스를 밟기 전에 태그 당해야 2루 주자가 3루를 차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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