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시모나 할레프(27·루마니아·세계랭킹 1위·사진)가 마침내 '무관의 제왕' 타이틀을 반납했습니다. 


할레프는 9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롤랑 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슬론 스티븐스(25·미국·10위)에 2-1(3-6, 6-3, 6-1) 역전승을 거두고 수잔 렝클렌컵(프랑스 오픈 우승 트로피)을 차지했습니다. 할레프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세트를 내준 뒤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전 승리를 역전승으로 장식한 건 1978년 윔블던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2·당시 체코슬로바키아), 지난해 이 대회 때 옐레나 오스타펜코(21·라트비아·5위)에 이어 올해 할레프가 세 번째입니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오스타펜코에게 역전패를 당했던 게 바로 할레프였습니다. 할레프는 이날 우승 뒤 "경기 내내 지난해 결승전을 떠올렸다"고 말했습니다. 할레프는 지난해 1세트를 따낸 뒤 2세트 때도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서 나갔지만 결국 시드도 받지 못했던 오스타펜코에게 타이틀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날은 거꾸로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 때도 0-2로 끌려 갔습니다. 할레프는 "'다시는 (역전승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 게임 한 게임 따내는 과정에서 지난해 내가 역전패를 당한 것처럼 올해는 내가 역전승을 할 수도 있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할레프는 지난해 10월 9일 생애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는 3전 전패가 전부였습니다. 첫 메이저 대회 결승이었던 2014년 프랑스 오픈 때는 마리야 샤라포바(31·러시아·830위)에게 1-2로 패했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똑같은 옷을 입고 경기를 치른 오스타펜코에게 패했습니다. 올해 호주 오픈에서도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8·덴마크·2위)를 넘지 못했습니다. 


메이저 대회 결승 커리어를 3전 전패로 시작한 건 프로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한 1968년 이후(오픈 시대) 여자 선수 중 할레프가 여덟 번째였습니다. 만약 할레프가 이날도 졌다면 세 번째로 4전 전패로 시작하는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었습니다.


▌데뷔 후 첫 메이저 단식 결승 연패 기록

 이름  출생연도  국적  대회
 크리스 에버트  1954  미국  1973 프랑스, 1973 윔블던, 1974 호주
 웬디 턴불  1952  호주  1977 US, 1979 프랑스, 1980 호주
 매리 조 페르난데스  1971  미국  1990 호주, 1992 호주, 1993 프랑스
 헬레나 수코바  1965  체코  1984 호주, 1986 US, 1989 호주, 1993 US
 야나 노보트나  1968  체코  1991 호주, 1993 윔블던, 1997 윔블던
 킴 클레이스터르스  1983  벨기에  2001 프랑스, 2003 프랑스, 2003 US, 2004 호주
 디나라 사피나  1986  러시아  2008 프랑스, 2009 호주, 2009 프랑스
 시모나 할레프  1991  루마니아  2014 프랑스, 2017 프랑스, 2018 호주

할레프는 또 이번 우승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에서 1975년 랭킹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낸 선수가 됐습니다. 첫 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 랭킹 1위 등극보다 늦었던 건 클레이스터르스, 아멜리 모레스모(39·프랑스), 보즈니아키에 이어 할레프가 네 번째입니다. 옐레나 얀코비치(33·세르비아·506위), 칼로니나 플리스코바(26·체코·6위)는 랭킹 1위 출신이지만 메이저 타이틀은 아직 없습니다.


루마니아 선수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건 비르지니아 루지치(63)가 1978년 프랑스 오픈을 차지한 이후 40년 만입니다. 주니어 성적을 포함하면 할레프가 2008년 역시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습니다. 할레프는 "10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언젠가 성인 무대 정상에 서게 된다면 그때도 이 장소이기를 바랐다. 나는 오늘 꿈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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