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에서 배구 시그니처 슈즈 '얼티메이트V(사진)'를 출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스포츠 브랜드는 "얼티메이트V는 여자부 흥국생명 김수지(29), 남자부 삼성화재 류윤식(27), 대한항공 정지석(21) 등 국내 프로배구 선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신는 배구화를 상용화한 제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지석은 농구화를 신고 뛰는 대표적인 배구 선수거든요. 네, 제대도 읽으신 게 맞습니다. 정지석뿐만 아니라 농구화를 신고 뛰는 프로배구 선수가 적지 않습니다.


규정에도 제한이 없습니다. 한국배구연맹(KOVO) 대회 요강에는 약말 색깔만 제한하는 내용이 있을 뿐 신발은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그저 쿨하게 "한 팀 선수들의 신발의 종류 및 색상은 자율로 한다"고 돼 있을 뿐입니다.


물론 신발을 하나만 신고 뛰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경우와 필요에 따라 정지석(사진)이 휠라 신발을 신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선호하는 신발은 따로 있을 수밖에 없는 법. 정지석은 나이키 '코비 시리즈' 5, 6 모델을 즐겨 신습니다. OK저축은행 주전 세터 이민규(24)도 코비 파(波)입니다. 이민규는 코비 9 엘리트 로우를 신을 때가 많습니다. 


국내 선수만 농구화를 신는 것도 아닙니다. 삼성화재 그로저(32·독일)도 나이키를 선호했습니다. 올 시즌 그로저는 나이키 KD(케빈 듀런트) 시리즈를 신고 코트에 나설 때가 많았습니다. 사실 국내 선수들이 농구화를 신기 시작한 것부터 외국인 선수 영향이 큽니다. 현대캐피탈 첫 번째 외국인 선수였던 숀 루니(34)가 프로배구 무대에 농구화를 소개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는 국내 선수가 많았습니다. 삼성화재 박철우(31)는 2010~2011 준플레이오프 때 팀 동료 가빈(30·캐나다)이 추천해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섰다가 1세트 때 부진하자 2세트부터 다시 배구화로 갈아신고 경기에 나섰던 적도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1세트 때는 공격 성공률이 33.3%에 그치며 부진했는데 결국 후위 4개, 서브 3개, 블로킹 3개를 성공하며 생애 처음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갈수록 많은 배구 선수가 농구화를 선택하는 데는 이제 농구화와 배구화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나이키에서 나온 배구화 '하이퍼 스파이크'인데 그냥 봐서는 농구화인지 배구화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코트를 종횡무진 누벼야 하는 종목 특성상 농구화가 배구화보다 더 튼튼한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특히 신발 천국 미국에서 배구보다 농구가 훨씬 더 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제품도 훨씬 다양합니다.


아, 규정에 없다고 원하는 신발을 자유롭게 신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팀마다 용품 공급 계약을 맺은 업체가 따로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테이프 등으로 상표를 가릴 때가 있습니다. 팀에서 제공받는 건 당연히 공짜고 농구화처럼 자기가 따로 싶은 때는 자기 돈을 주고 사야 합니다. 신발 교체 주기는 보통 3개월. 새 신발에 적응하는 데 2~3주 정도는 걸리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켤레를 마련하는 선수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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