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카타르 도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사로 쓰기 전에 그 내용을 먼저 블로그에 살짝 옮겨 봅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는 4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주 바르셀로나에 있는 홈구장 캄노우(Camp Nou)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카타르항공과 연간 4500만 달러(637억 원) 규모로 후원 계약 내용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FC바르셀로나는 이 돈을 받는 대가로 올 7월부터 유니폼에 카타르항공 광고를 붙인다. FC바르셀로나가 유니폼에 상업 광고를 부착하는 건 114년 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한 현지 언론 기자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은 슬픈 날입니까? 아니면 행복한 날입니까?" 산드로 로셀 FC바르셀로나 회장은 마이크를 잡고 침착하게 답했다. "오늘은 팀 역사상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오늘을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클럽, 그 이상의 클럽


캄노우에 있는 박물관 입구에는 '민주적 조합(un club democràtic)'이라는 문구가 제일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FC바르셀로나는 처음부터 협동조합 형태로 출발했다. 카탈루냐어로 소시(soci)라 불리는 FC바르셀로나 조합원은 현재 전 세계 17만여 명.

이들은 수익이 나도 배당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라 마시아(La Masia·카탈루냐어로 '농장')라 불리는 유소년 클럽 육성 등에 더 많이 투자해 성적을 끌어올리기를 바란다. 이 덕에 FC바르셀로나에 어릴 때부터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많아 팀워크가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FC바르셀로나가 스스로를 '클럽 그 이상의 클럽(més que un club)'이라고 부르는 건 우연이 아니다.

캄노우 박물관 큐레이터는 "회비 150유로를 내면 누구나 2년 동안 조합원 자격을 얻는다. 성인(18세 이상) 조합원 중 가입경력 1년이 넘은 조합원은 이사회에 참석해 구단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단 회장 선출 역시 이들 몫이다.

로셀 회장이 이번 계약을 두고 민주주의 원칙을 이야기한 건 이 때문이다. 그는 "이사 90% 이상이 이번 스폰서 계약에 찬성했다"며 "이번 결정은 FC바르셀로나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땔감, 식량, 담배, 초 그리고 적


현대 축구는 돈 전쟁이다. 그리고 조지 오웰은 '카탈루냐 찬가'에서 "전장에서는 땔감과 식량이 적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스페인은 국내총생산(GDP) 90.5%에 해당하는 빚(국가 부채)을 떠안고 있는 나라, FC바르셀로나도 자산 가치(7955억 원) 60%가 넘는 빚(4770억 원)을 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팀 수입 35%를 차지하는 중계권료도 줄어든다.

2011년까지만 해도 FC바르셀로나 조합원들은 '돈보다는 자존심'이었다. 2006년 처음으로 FC바르셀로나 유니폼에는 국제아동기금(UNICEF) 로고가 들어갔지만, 이 계약은 오히려 FC바르셀로나가 수익금 0.7%인 150만 유로(16억3400만 원)를 에이즈 퇴치 기금으로 내는 형태였다.

처음 유니폼 광고로 돈을 받은 건 2011~2012 시즌 카타르 재단 광고를 달면서부터. 카타르 재단은 교육, 과학, 지역사회 개발 등을 목표로 한 비영리 기관이다. 카타르항공과 카타르재단 모두 세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소유주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이다.

하비에르 파우스 FC바르셀로나 경제 전략 부문 부회장은 "우리는 적어도 도박 회사 돈은 받지 않았다"며 자존심을 세웠다. 영원한 숙적 레알 마드리드가 스포츠 베팅 업체 브윈(Bwin)에서 돈을 받았던 걸 비꼰 표현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에게 고향을 물으면 스페인어 '소이 데 에스파냐(Soy de España·스페인 출신)'가 아니라 카탈루냐어로 '속 데 카탈루냐(sóc de catalnunya·카탈루냐 출신)'라고 답한다. 바르셀로나 곳곳에는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지난해 11월 카탈루냐 총선에서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통합당이 승리했다.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 프랑코(1892~1975)는 카탈루냐 지방을 억압하려 FC바르셀로나 죽이기 정책을 폈다. FC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어로 돼 있던 머릿글자 FC(Futbol club) 대신 스페인어 CF(Club de Fútbol)를 써야했다. 프랑코는 고향 팀 레알 마드리드를 전폭 지원했고 CF바르셀로나는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FC바르셀로나 소시(조합원) 마르셀 씨는 "많은 팬들이 1968년 대이변을 잊지 못한다"며 "관중석에 프랑코가 앉아 있던 경기에서 FC바르셀로나가 레알마드리드를 1-0으로 꺾었다. 당시 FC바르셀로나 감독은 스페인 내전 때 파일럿으로 프랑코와 맞서 싸운 살바도르 아르티가스였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사람들은 아예 축구 국가대표팀도 별도다. 현재 카탈루냐 국가대표팀 감독은 1970년대 FC바르셀로나 스타였던 요한 크라위프(네덜란드)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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