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면 끝장인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겁니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13일 미 프로야구(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5차전 때 로드리게스 대신 에릭 차베스를 주전 3루수로 기용했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로드리게스를 벤치에만 앉혀뒀습니다.

올해 연봉 2900만 달러(322억 원)를 받은 로드리게스는 설명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로드리게스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 나설지조차 불투명하다"고 전했습니다. 디비전시리즈 4게임에서 16타수 2안타 9삼진으로 아주 부진한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3, 4차전 때는 로드리게스를 대신해 대타가 타석에 들어서기도 했습니다.

지라디 감독은 경기 전 "로드리게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오른손 투수를 상태로 11타수 무안타 7삼진에 그치고 있다"며 "상대 선발이 오른손 투수이기 때문에 선발 라인업에서 뺐을 뿐이다. 왼손 투수를 상대했다면 라인업에 넣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상대팀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발은 제이슨 하멜이었습니다. 로드리게스가 통산 22 타수를 상대해 타율 .364, 홈런 4개를 때려낸 선수죠. 그런데도 오른손 투수에 약하다는 이유로 선발 라인업에서 로드리게스를 뺀 겁니다.

사실 로드리게스는 지난해와 지지난해 모두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습니다. 2010년 디비전 시리즈 때는 장타를 단 하나도 치지 못했고 챔피언십 시리즈 때는 타율이 .190밖에 안 됐습니다. 지난해 디비전 시리즈 때는 .111/.261/.111로 완전히 체면을 구겼습니다. 2009년 월드시리즈 3차전 이후 95타석에서 홈런을 하나도 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규 시즌에서는 통산 17타석마다 홈런을 하나씩 때려내는 선수가 말입니다.

팀 동료 라울 이바네즈는 "로드리게스가 앞으로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화끈한 활약을 펼쳐줄 걸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바네스는 이번 시리즈 3차전 때 로드리게스 대신 대타로 나와 동점, 끝내기 홈런을 잇따라 때린 타자죠.

과연 그럴까요? 로드리게스는 오른손 공을 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챔피언십 시리즈 상대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오른손 선발 4명으로 무장한 팀이죠. 시사주간지 타임이 평가한 것처럼 로드리게스는 더그아웃에서 박수 치는 걸로 연봉 2900만 달러를 받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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