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표는 프로야구 2008~2012시즌 현재(5일 경기까지 포함) 아웃카운트 및 주자상황별 '약식' 평균득점값입니다. 기대득점(Run Expectancy)이라고 붙이지 않은 이유는 원래 이를 계산할 때 불완전한 이닝(그러니까 6회 2사에 강우 콜드 게임 같은 경우), 또 비슷한 이유로 9회 이후 홈팀 공격을 빼야 하지만 이를 모두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귀차니즘 때문에 -_-;;)
주자상황 | 0아웃 | 1아웃 | 2아웃 |
0-0-0 | 0.503 | 0.266 | 0.085 |
1-0-0 | 0.849 | 0.507 | 0.189 |
0-2-0 | 1.231 | 0.726 | 0.325 |
0-0-3 | 1.457 | 1.010 | 0.379 |
1-2-0 | 1.516 | 0.916 | 0.422 |
1-0-3 | 1.812 | 1.215 | 0.481 |
0-2-3 | 1.973 | 1.454 | 0.624 |
1-2-3 | 2.301 | 1.588 | 0.759 |
이어서 각 상황에서 한 점이라도 뽑았을 성공률입니다.
주자상황 | 0아웃 | 1아웃 | 2아웃 |
0-0-0 | 26.5% | 14.8% | 4.8% |
1-0-0 | 41% | 25.9% | 10.3% |
0-2-0 | 67% | 41.9% | 21.7% |
0-0-3 | 85.2% | 67.5% | 26.8% |
1-2-0 | 63.2% | 42.8% | 22.8% |
1-0-3 | 86.2% | 66.4% | 27.3% |
0-2-3 | 86.7% | 69.8% | 30.3% |
1-2-3 | 85.2% | 67.5% | 33.6% |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상식과 일치합니다. △무사 1루보다 1사 2루 △무사 2루보다 1사 3루 △무사 1, 2루보다 1사 2, 3루가 득점 평균값은 떨어지지만 득점 성공률을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귀납적으로 볼 때 한 점을 뽑으려 번트를 지시하는 건 나쁜 전략은 아닙니다.
• 그런데 △무사 1루에서 1사 2루 △무사 2루에서 1사 3루 △무사 1, 2루에서 1사 2, 3루가 되는 과정이 희생번트만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진루타를 치려고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번트는 조금 더 목적이 분명한 행위죠.
또 감독이 희생번트 '성공'을 지시할 수는 없습니다. 감독은 번트 시도를 지시하는 거죠. 희생번트가 가능한 위 세 상황 이후 몇 점이나 뽑아냈나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주자상황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771 | 0.759 | 0.877 |
0-2-0 | 1.202 | 1.233 | 1.209 |
1-2-0 | 1.555 | 1.655 | 1.498 |
(여기서 번트 시도란 단 한 번이라도 번트 파울, 번트 헛스윙 등을 포함한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번트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볼 네 개가 연달아 들어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이런 경우는 제외입니다.)
무사 1루에서 번트 시도는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낭비하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무사 2루에서는 번트를 성공하면 좋습니다. 무사 1, 2루에서는 시도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한 점이라도 뽑을 성공률 역시 비슷합니다. 무사 1, 2루에서는 번트를 대는 쪽 결과가 확실히 좋았습니다.
주자상황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40.7% | 41.7% | 41.1% |
0-2-0 | 65.8% | 69.1% | 66.3% |
1-2-0 | 82.6% | 70.6% | 61.6% |
사실 감독들도 이를 모르지 않습니다. 번트 시도 비율은 △무사 1루 25% △무사 2루 26.4% △무사 1, 2루 37.4%로 점점 올라갑니다. 무사 1, 2루는 확실히 두드러집니다.
• 그러나 감독들이 모르는 게 있습니다. 감독들은 1회 번트를 사랑합니다. 전체 번트 시도 중 19.6%가 1회에 나왔습니다. (이보다 높은 건 5회 20.4%뿐입니다.) 희생 번트가 가능한 상황 10번 중 3번(27.4%) 번트를 선택했습니다.
1회라고 특별할 건 없습니다. 득점 성공률은 올라가지만 평균 득점값은 내려갑니다.
1회 | 번트 시도 (득점 성공률)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872 (47.6%) |
0.852 (47.2%) |
0.990 (45.9%) |
0-2-0 | 1.222 (69.6%) |
1.161 (74.2%) |
1.246 (69.5%) |
1-2-0 | 1.481 (61.7%) |
1.421 (63.2%) |
1.451 (61.4%) |
그럼 경기 결과는 어땠을까요? 1회에 희생 번트 가능 상황을 맞아 번트를 지시했을 때 승률은 .532로 퍽 높습니다. 그러나 유혹을 이기고 강공으로 밀어붙였을 때는 .563이었습니다. 선취점은 중요합니다. 다만 초반에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따는 게 그보다 중요했던 거죠.
• 여러분이 감독입니다. 경기 막판(7회 이후) 1점차로 뒤지고 있습니다. 선두타자가 2루타를 치고 나갔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번트를 대시겠습니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동점을 원하면 강공, 역전을 원한다면 희생번트를 지시하시는 게 '귀납적'으로는 맞습니다. 단 다음 타자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면 무조건 강공이 답입니다.
주자상황 | 번트 시도 (득점 성공률)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694 (40%) |
0.713 (41.2%) |
0.948 (40.9%) |
0-2-0 | 1.085 (55.3%) |
1.179 (53.6%) |
0.941 (60.8%) |
1-2-0 | 1.500 (60.4%) |
1.452 (58.1%) |
1.640 (72%) |
• 만약 8, 9번 타자가 연속 출루해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이런 기회 참 드물 테니 어지간하면 1번 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하세요. 9, 1번 타자가 연속 출루했다면 더더욱. 2, 3번 타자가 연속 출루한 경우에도 귀납적으로는 희생번트가 맞지만 그건 쪽팔리잖아요?
1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900 | 0.836 | 0.990 |
0-2-0 | 1.350 | 1.275 | 1.360 |
1-2-0 | 1.678 | 1.922 | 1.469 |
2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847 | 0.847 | 1.012 |
0-2-0 | 1.350 | 1.383 | 1.297 |
1-2-0 | 1.875 | 2.011 | 1.509 |
3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867 | 0.818 | 0.984 |
0-2-0 | 0.750 | 0.640 | 1.307 |
1-2-0 | 1.699 | 1.696 | 1.597 |
4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548 | 0.586 | 0.852 |
0-2-0 | 0.600 | 0.750 | 1.252 |
1-2-0 | 1.885 | 2.167 | 1.636 |
5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805 | 0.747 | 0.768 |
0-2-0 | 1.087 | 1.074 | 1.086 |
1-2-0 | 1.463 | 1.625 | 1.641 |
6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652 | 0.599 | 0.762 |
0-2-0 | 0.986 | 1.149 | 1.065 |
1-2-0 | 1.520 | 1.515 | 1.316 |
7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650 | 0.665 | 0.711 |
0-2-0 | 1.114 | 1.125 | 1.050 |
1-2-0 | 1.378 | 1.464 | 1.363 |
8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658 | 0.671 | 0.875 |
0-2-0 | 1.158 | 1.197 | 1.039 |
1-2-0 | 1.326 | 1.451 | 1.238 |
9번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0.796 | 0.803 | 0.933 |
0-2-0 | 1.366 | 1.446 | 1.220 |
1-2-0 | 1.455 | 1.613 | 1.345 |
희생번트를 댈 수 있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을 때 번트를 많이 시도한 타선은 △9번(49.2%) △8번(43.9%) △2번(34%) 순입니다. 2번이 가장 이런 상황에 많이 들어서기 때문에 전체 번트 시도 횟수를 놓고 보면 2번이 38.9%를 책임집니다. 가장 번트를 적게 대는 타선은 역시 4번(4.9%). 점유율은 2.7%입니다.
• 올해는 정말 감독들이 미친 듯이 번트를 대고 있을까요? 2008~2011년 희생 번트 상황에서 강공 비율은 74%, 올해는 65.7%입니다.
2008~2011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23.5% | 16.3% | 76.5% |
0-2-0 | 25.9% | 15.5% | 74.1% |
1-2-0 | 36.6% | 23.6% | 63.4% |
합계 | 26% | 17.4% | 74% |
2012 현재 | 번트 시도 | 희생번트 성공 | 강공 |
1-0-0 | 33.9% | 24.7% | 66.1% |
0-2-0 | 29.2% | 16.9% | 70.8% |
1-2-0 | 42.7% | 25.6% | 57.3% |
합계 | 34.3% | 23.5% | 65.7% |
프로야구 사상 유래 없는 순위 다툼 속에 감독들은 번트를 가지고 공격에서 숨통을 트려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번트를 대면 오히려 손해인 무사 1루에서 번트 시도가 10%포인트 이상 늘었습니다. 그러니 점수가 더더욱 안 나고, 더더욱 번트에 매달리게 되는 건 아닐까요?
• 마지막으로 번트 성공률. 단 한 번이라도 번트를 시도한 타석 중 결과가 희생번트, 번트안타, 상대실책이 나오면 번트 성공이라고 치겠습니다. 이럴 때 번트 성공률은 73%입니다.
마지막 타구가 번트 결과물이었습니다. 이 중 희생번트에 성공한 비율은 91.1%, 번트안타나 상대실책까지 포함하면 99.3%입니다. 일단 대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주자 상황별로는 무사 1루일 때 성공률이 가장 높고(75.8%), 무사 2루일 때 가장 낮았습니다(66.3%). 무사 1, 2루에서는 70.4%. 물론 번트 시도는 무사 1루일 때가 2853번으로 가장 많고 △무사 1, 2루 995번 △무사 2루 793번 순입니다.
※모든 기록 출처는 아이스탯(www.ista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