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마이클 조던이 득점력에 있어선 최고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르브론 제임스가 농구 역사상 최고 선수일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제임스는 득점만 잘하는 게 아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쉽게 득점하도록 도와준다. 제임스만 막으려다 보면 여기저기 뚫리기 일쑤. 수비로서는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Michael Jordan is probably the greatest scorer to ever play in the game, but I may go as far as to say that LeBron James may be the greatest player to ever play the game because he's so potent offensively that not only can he score at will, but he keeps everybody involved and you have to be on your P's and Q's on defense because no guy on the basketball court is not a threat to score when LeBron James is out there.


마이애미 히트가 시카고 불스를 꺾고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자 한 해설자가 한 말입니다. 이 해설자는 누구였을까요?


다름 아닌 스코티 피펜이었습니다. 네, 조던하고 챔피언 반지 6개를 함께 끼운 그 피펜 말입니다. 그가 제임스가 조던보다 뛰어나다고 보는 이유는 'he keeps everybody involved', 즉 자기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팀원들이 경기에 참여하도록 돕는다는 것. 저는 이 표현을 "다른 선수들이 쉽게 득점하도록 도와준다"고 번역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한번 바스켓볼레퍼런스를 통해 만 26세(르브론 제임스의 현재 시즌)까지 기록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TS% 3P% AST% USG% WS WS/48 PER
제임스 27.7 7.1 7.0 56.6% 32.9% 34.2% 31.8% 118.9 .227 26.6
조던 32.8 6.3 6.0 59.5% 28.8% 27.4% 33.8% 92.4 .267 29.9


피펜 얘기처럼 조던이 제임스보다 어시스트를 덜한 건 사실입니다. 먼저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 숫자에서 조던이 제임스에 뒤집니다. 또 조던이나 제임스가 코트에서 뛰고 있을 때 같은 팀 선수가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하는 비율(AST%)도 제임스 쪽이 높습니다.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승리할당(WS·Win Shares)도 제임스가 높습니다. 그런데 조던은 제임스 나이 때 427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제임스는 이보다 200 경기를 더 뛰었습니다. 조던은 대학에 다니다 NBA에 진출했고 제임스는 고졸이기 때문입니다. WS는 누적 기록이기 때문에 경기 수가 많으면 기록도 올라갑니다.


그 결과 48분을 기준으로 환산한 WS(WS/48)나 농구 선수의 종합적인 능력치를 일러주는 PER(Player Efficiency Rating) 모두 조던이 높습니다. 평균 득점 26.6점을 넣는 선수도 훌륭하지만 29.9점을 넣는 선수가 더 좋은 선수겠죠. PER은 선수 능력을 득점 범위로 바꿔 알려주는 기록입니다.


그럼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땠을까요? 역시 같은 사이트에서 기록을 가져오겠습니다.


이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TS% 3P% AST% USG% WS WS/48 PER
제임스 28.7 8.5 7.0 56.2% 32.3% 34.7% 32.1% 18.2 .233 27.0
조던 35.8 6.9 6.7 59.0% 30.4% 32.5% 35.5% 11.7 .249 29.6


여전히 제임스가 어시스트를 많이 하지만 차이가 줄어듭니다. 정규시즌 때는 1개 차이였지만 플레이오프가 되면 0.3개 차이로 줍니다. AST%도 6.8%포인트 차이에서 2.2%포인트 차이로 줄었습니다.


WS/48과 PER 모두 조던 손을 들어줍니다. 이번에도 WS는 제임스가 높은 건 경기 수 때문. 제임스는 현재까지 같은 나이 때 조던보다 플레이오프에서 33 경기를 더 뛰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제임스가 조던보다 'keeps everybody involved'하는 선수는 맞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조던은 정규시즌 때보다 훨씬 이타적인 선수가 됩니다. 또 PER이나 WS/48을 보면 전체 기량에서도 조던이 앞섭니다.


볼 소유욕을 나타내는 USG%는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 조던이 높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잇습니다. 충분히 성과를 냈으니까요.


물론 앞으로 제임스는 앞으로 더욱 더 'The Chosen One' 면모를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가장 리그에서 '뜨거운' 선수라면 분명 르브론 제임스일 겁니다. 그러니 '지구 특공대'도 만들 수 있었을 테고 말입니다.



그러나 같은 나이까지 제임스가 조던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조던이라면 "일단 챔피언 반지 하나는 끼우고 얘기해라"고 하지 않을까요?



저는 '지구 특공대' 같은 거 만들어서 챔피언 반지 끼우는 거 반칙이라고 믿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에이스라면 다른 에이스를 꺾어야죠. 에이스들을 불러 모으는 게 아니라. 그것도 제가 조던이 제임스보다 낫다고 믿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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