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오베치킨 = 웨인 그레츠키보다 NHL에서 골을 더 많이 넣은 사나이
알렉스 오베치킨(40·러시아)이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골을 가장 많이 넣은 선수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웨인 그레츠키(64·캐나다)보다 이제 오베치킨이 통산 득점이 더 많습니다.
오베치킨은 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방문 경기에서 소속팀 워싱턴이 0-2로 끌려가던 2피어리드 7분 26초 파워플레이 상황에 아일랜더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2005~2006시즌 데뷔 이후 워싱턴에서만 20년을 보낸 오베치킨의 NHL 통산 895번째 골이었습니다.
오베치킨은 4일 안방 경기에서 시카고를 상대로 두 골을 넣으면서 그레츠키와 타이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이틀 만에 그레츠키를 넘어 '올 타임 넘버 1'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그레츠키는 1994년 3월 23일 통산 802번째 골을 넣으면서 고디 하우(1928~2016)을 제치고 NHL 통산 득점 1위에 올랐습니다.
이후 30년 11개월 11일(1만1306일) 동안 이 자리를 지키다 이날 오베치킨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자신이 하우를 넘어섰을 때 선물을 받았던 것처럼 그레츠키도 이날 현장에서 오베치킨에게 축하 선물을 건넸습니다.
그레츠키는 "894골을 넣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는 안다. 그 이상은 내가 알 수 없는 영역"이라고 오베치킨을 치켜세웠습니다.
다만 골과 어시스트를 합산해 계산하는 공격 포인트에서는 그레츠키가 2857개로 2위 야로미르 야그르(53·체코·1924개)보다 1.5배 가까이 많은 1위입니다.
오베치킨은 팀이 1-4로 패한 이날까지 통산 공격 포인트 1619개를 기록 중입니다.
옛 소련 시절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오베치킨은 2004~2005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습니다.
다만 직장 폐쇄로 2004~2005시즌이 열리지 않으면서 2005~2006시즌이 되어서야 NHL 무대를 밟았습니다.
오베치킨은 데뷔하자마자 52골에 54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칼더 메모리얼 트로피'(신인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3~2014시즌까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게 돌아가는 '하트 메모리얼 트로피'도 세 차례 들어 올렸습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라이벌 구단 피츠버그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주저앉았습니다.
오베치킨은 데뷔 13년 차였던 2017~2018시즌이 되어서야 구단에 '스탠리 컵'(우승 트로피)을 안길 수 있었습니다.
1974년 창단한 워싱턴이 NHL 정상을 차지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 시즌 '콘 스마이스 트로피'(플레이오프 MVP) 역시 오베치킨 차지였습니다.
관중석에서 자기 별명인 '오비, 오비, 오비…'가 들려오는 가운데 마이크를 잡은 오베치킨은 "우리가 해냈다. 우리가 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다. 동료와 팬 여러분이 없었다면 나는 결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공을 돌렸습니다.
오베치킨은 "아직 내가 기록을 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사실을 실감하려면 며칠 어쩌면 몇 주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오베치킨은 아직 한 시즌 더 계약이 남아 있기 때문에 NHL 역사상 처음으로 통산 900번째 골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