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결승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톰 왓슨(왼쪽). 선덜랜드 홈페이지

톰 왓슨(19·잉글랜드)이 이제 친정팀이 될 선덜랜드에 4000억 원짜리 작별 선물을 안겼습니다.

 

아홉 살이 되기 전부터 선덜랜드 유소년팀에서 뛰었던 왓슨은 잉글랜드 17세 이하, 18세 이하 대표팀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왓슨이 유소년팀에 입단할 때만 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이던 선덜랜드는 2017~2018시즌 챔피언십(2부)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러고는 바로 다음 시즌에는 리그 원(3부)으로 떨어졌다가 2022~2023시즌이 되어서야 2부로 복귀했습니다.

 

선덜랜드는 결국 이적료 10만 파운드(약 185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왓슨을 브라이턴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두 시즌 동안 2부에서 3부로 연이어 강등

선덜랜드는 이번 시즌 21승 13무 12패로 승점 76을 기록하며 챔피언십 4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잉글랜드에서는 해마다 시즌이 끝나면 일단 챔피언십 1, 2위가 EPL로 직행합니다.

 

그리고 3~6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러 그중 한 팀이 추가로 EPL행 티켓을 받습니다.

 

선덜랜드는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코번트리 시티를 1, 2차전 합계 3-2로 꺾고 24일(현지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상대 팀은 지난 시즌 EPL 최하위에 그치면서 챔피언십으로 내려온 셰필드였습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선덜랜드를 응원 중인 팬들. 런던=PA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왓슨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피치를 밟았습니다.

 

이대로 종료 휘슬이 울리면 왓슨이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고 (적어도 당분간)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가 패배로 끝나는 상황.

 

투입 2분 뒤 왓슨이 센터 라인에서 상대 공을 빼앗으면서 선덜랜드는 공격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왓슨 → 엔초 레 페(25·이탈리아) → 패트릭 로버츠(28·잉글랜드)로 패스가 이어지면서 엘리에제르 마옌다(20·스페인)가 슈팅 기회를 잡았습니다.

 

마옌다가 오른발로 날린 슛이 상대 골망을 흔들면서 경기 종료 14분을 남겨 놓고 1-1 동점이 됐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 5분에 슛을 날리는 톰 왓슨(오른쪽). 선덜랜드 홈페이지

그리고 이로부터 19분 뒤에는 왓슨이 결승 골 주인공이 됩니다.

 

추가 시간 7분 가운데 5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상대 공격수 키퍼 무어(33·잉글랜드)가 패스하려던 공이 뒤로 흐르면서 중원에 홀로 있던 왓슨 쪽을 향했습니다.

 

아크 서클까지 공을 몰고 간 왓슨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찼습니다.

 

피치 위로 미끄러진 이 공이 셰필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8만2718명이 들어간 웸블리 스타디움에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선덜랜드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올려 놓는 톰 왓슨 결승 골. 스카이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선덜랜드는 결국 2-1 승리를 거두고 2016~2017시즌 이후 9년 만에 EPL 무대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결승에는 '축구에서 가장 큰돈이 걸린 경기(the richest game in football)'라는 타이틀이 붙습니다.

 

EPL에 올라가면 TV 중계권료 등으로 큰돈을 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빈손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선덜랜드는 이날 승리로 최소 2억2000만 파운드(약 4064억 원)를 추가로 벌 수 있게 됐습니다.

 

왓슨은 "선덜랜드가 원래 있어야 하는 곳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팀을 떠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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