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일단 울산에 임시 둥지를 틀기로 했습니다.
NC는 "울산 문수구장을 대체 안방 구장으로 쓰기로 결정했다"고 8일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창원구장 재개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 선수단의 안정적인 경기력 유지와 프로야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날 "NC가 문수구장을 2025시즌 임시 대체 안방 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NC는 16일 키움전부터 문수구장에서 안방 경기 일정을 소화하게 됐습니다.
NC는 3월 29일 창원구장에서 '루버(louver) 추락 사고'가 발생한 뒤로 26경기를 모두 다른 팀 안방 구장에서 치렀습니다.
루버는 빗물이나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구실을 하는 구조물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창원구장 외벽에는 무게 60kg짜리 알루미늄 루버를 총 230개 설치한 상태였습니다.
이 중 한 개가 17m 높이에서 추락하면서 관중 세 명을 덮쳤습니다.
이 중 한 명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이틀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프로야구 각 팀 안방 구장은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유입니다.
그리고 보통 ○○시설공단에 안전 관리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사고 이후에도 국토교통부는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에 '긴급안전점검' 실시를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창원시설공단에서 제출한 점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
이에 국토부는 "'정밀안전진단'을 최대한 조속히 실시하라"고 다시 권고했습니다.
다만 정밀안전진단을 마치기 전까지 구장을 쓸 수 없는 건 아닙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탈락 우려가 있는 부착물이나 균열이 생긴 구조물 등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 "이렇게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장비 등을 활용해 면밀하게 점검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분만 보완하면 정밀안전진단 시행과 무관하게 창원시, 창원시설공단, NC 구단 등이 재개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도 NC가, 롯데가 두 번째 안방 구장으로 쓰던, 문수구장을 선택했다는 건 분명 '어른의 사정'이 따로 있다는 방증일 겁니다.
NC 구단은 사고 다음 날인 3월 30일 창원시설공단에 긴급 안전점검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창원시설공단은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결과를 통보하라'고 회신했습니다.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사실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그건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고 인터뷰한 창원시설공단 관계자도 있었습니다.
창원시 역시 아직 공식 사과 한번 없이 '강 건너 불구경' 모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쓰라고 아마 세상에는 '질린다'는 표현이 존재할 겁니다.
창원시는 사실 NC가 새 구장 위치를 선정할 때부터 '몽니'를 부렸습니다.
창원시는 원래 옛 진해시에 있는 육군대학 터에 새 구장을 지으려 했습니다.
KBO 이사회에서 이 계획을 비토하자 일부 창원시의원은 "KBO가 참 대단 조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창원구장 사용료 책정 과정에서도 "NC가 창원시 발전에 기여한 정도는 너무나 부족하고 경미하다"고 했던 창원시의원이 있었습니다.
이진만 NC 구단 대표는 임시 안방 구장 확정 소식을 전하면서 "구장의 전체 유지, 관리, 보수를 책임져 주기로 한 울산시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