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LA 다저스와 입단 계약한 김혜성. 동아일보DB

김혜성(26·키움)이 한국 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다저스는 김혜성과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84억 원)에 계약했다고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2년 구단 옵션이 들어 있어 총액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김혜성의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는 CAA 관계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이번 계약에서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6년을 보낸 김혜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렸습니다.

 

MLB 사무국은 지난달 4일 김혜성을 포스팅 공시했습니다.

 

김혜성은 그러면서 3일까지 MLB 30개 구단과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포스팅 공시 이튿날 한국을 떠났던 김혜성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혔던 김혜성. 동아일보DB

그러자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뒤따른 게 당연한 일.

 

이에 대해 CAA 관계자는 "당시 다저스뿐 아니라 샌디에이고, 시애틀, 시카고 컵스에서도 입단 제의를 받은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당시 LA에 있는 한 병원에서 신체검사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제 미국에 가서 입단식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혜성은 2023년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아직 원하는 만큼 해외에 머물 수 있는 신분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1994년 박찬호 LA 다저스 입단식. 동아일보DB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인 다저스는 MLB '국민구단'으로 평가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구단입니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52)를 시작으로 최희섭(48), 서재응(46), 류현진(38)이 다저스에 몸담았습니다.

 

최희섭과 서재응이 광주제일고 선후배 사이인 것처럼 김혜성도 류현진의 인천 동산고 후배입니다.

 

광주제일고에 이어 동산고도 다저스 선수 두 명을 배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겁니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타율 .304 타자 김혜성. 동아일보DB

김혜성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려면 역시 타격 특히 '콘택트' 능력을 증명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김혜성은 지난해 11홈런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정도로 장타력과는 거리가 먼 타입.

 

스프링캠프 때 '공을 잘 보고 잘 친다'는 평가까지 받지 못한다면 MLB 입성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연평균 417만 달러는 MLB 평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타 군단' 다저스에서는 '껌값'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2루수와 유격수 부문에서 모두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혜성. 동아일보DB

유격수 수비 실력을 증명하는 것 역시 과제로 꼽을 만합니다.

 

다저스는 원래 외야 자원인 무키 베츠(33)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기기로 했기 때문에 '대수비' 자원 확보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동료였던 토미 에드먼(30)과 경쟁하려면 외야 수비 실력을 키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빠른 발이야 어디 가지 않겠지만 여러모로 김혜성이 MLB 로스터에 살아남기 힘든 구단을 선택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키움 출신 메이저리거
 이름  연도  팀  계약 규모
 강정호  2015  피츠버그  4년 1100만
 박병호  2016  미네소타  4년 1200만
 김하성  2021  샌디에이고  4년 2800만
 이정후  2024  샌프란시스코  6년 1억1300만

 

다저스는 3월 18,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올 시즌 개막을 맞이합니다.

 

이날 김혜성이 서 있는 곳은 도쿄돔일까요?

 

아니면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 스프링캠프 현장일까요?

 

김혜성의 MLB 입성 도전은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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