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이대형은 '영양가 높은' 주자다. 도루를 60개도 넘게 성공시킨 주자에게 영양가 논란을 덧씌우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주자는 득점을 하기 위해 출루하는 사람이다. 도루도 득점 확률을 높이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천천히 뜯어 보면 이대형이 출루율(.317) 36위에도 득점(71점) 12위에 오른 것도 그렇게 대단한 일만은 아니다.


이대형이 홈런을 제외하고 '어떤 형태로든' 주자가 된 것은 모두 218번이다. (물론 이대형은 홈런이 없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를 위해)

그러니까 △안타, 볼넷, 사구 같은 기본적인 출루법 △수비 방해를 포함한 상대 실책으로 인한 출루 △선행 주자는 죽었지만 자신은 1루에 살았을 때 △대주자 등을 모두 더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리그에서 이대형보다 주자로 많이 나선 것은 △김현수(276번) △고영민(230번) △정근우(226번) △이종욱(222번) 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 모두 이대형보다 득점이 더 많다.

출루 대비 득점 비율을 보면 이대형(32.6%)은 100번 이상 주자로 나선 선수 가운데 공동 8위다.

이종욱(44.1%)이 가장 높은 득점 비율을 자랑했고 김주찬 역시 루상에 나가면 5번 중 2번(40%) 득점에 성공했다.

물론 이대형은 후속 타자들 성적이 부진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2루에서 단타(10번 이상)로 득점에 성공한 비율이 이대형(81.8%)보다 높은 선수는 △이택근(93.3%) △조성환(90.5%) △송지만(88.2%) △전준호(83.3%) △김주찬(82.6%) 등 모두 5명이다.

후속 타자 단타(10번 이상)로 1루에서 3루로 간 비율도 KIA 김원섭(52.9%)이 이대형(52%)보다 근소하게 높다.

후속 타자 2루타로 1루에서 득점에 성공한 비율 역시 리그 평균(48.2%)과 비교할 때 이대형(50%)이 그리 압도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롯데 이대호도 이대형와 마찬가지로 모두 218번 주자로 나섰다. 주자로서 올린 득점은 16점 차다.

하지만 홈런을 포함하면 이대호가 득점이 2점 더 많고, RC로는 이대호(87점)가 이대형(56점)보다 31점이나 높다.

그렇다고 리그에서 가장 득점 확률이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건 단지 득점이 많다고 용서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야수를 일반적으로 주자가 아닌 타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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