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쥬드 님께서 파크 팩터 (본인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구장빨')에 관한 명문을 소개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구장 효과와 관계된 몇 가지 요소의 검토를 통해 구장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MLB의 사례를 검토하고, 이를 국내 구장과 연관지어 설명하신 아주 멋진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글에 다소 의문이 드는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구장 효과라는 게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의아해 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미주 대륙처럼 넓디넓은 곳에, 저마다 다른 환경에 구장이 위치해 있다면, 분명 구장에 따른 효과가 존재할 걸로 봅니다. 하지만 미국으로 치면 한 주(州) 정도 크기밖에 못 되는 우리나라의 면적을 고려할 때, 그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은 점이었습니다. 물론 구장 크기나 펜스의 높이 등에 따른 영향을 존재할 걸로 봅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요소가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될까, 하는 점에 있어선 늘 회의적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제가 쥬드 님의 글에서 본 수치 하나가 굉장히 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MLB에서 구장 효과라는 건 기본적으로 홈/원정 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네들은 두 팀이 구장 한 곳을 홈으로 쓰는 일이 없으니 홈/원정 기록에서 홈구장의 기록이 곧 그 구장의 기록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잠실을 두산과 LG라는 두 팀이 나누어 씁니다. 그런데 똑같은 잠실 구장이 LG가 홈일 땐 득점 구장 효과 1.0226으로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 됐다가, 두산이 홈으로 쓸 땐 0.9551의 투수들의 구장이 된다구요? 그럼 구장 효과라는 건 순전히 팀의 투/타력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뉴욕의 두 팀이 한 구장을 쓰던 시절의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Baseball-refecence.com의 자료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와 메츠 모두 Shea Stadium을 홈 구장으로 쓰던 '74, '75시즌 양키스의 홈구장 파크 팩터는 타자와 투수 각각 97/96, 97/96이었습니다. 메츠의 홈일 경우엔 98/99, 95/99였고 말입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존재합니다만 갑자기 다른 구장이 되었다고는 볼 수 없는 정도의 수치입니다. 하지만 102 대 96은 확실히 다른 느낌 아닌가요?
그래서 당시에 기준을 두 가지로 나누어 작업을 했습니다. 1) 두산과 LG가 각각 홈으로 쓸 때 구장 효과가 차이가 난다면 구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팀 구성원에 의한 차이일 뿐이다. 2) 만약, 군산, 마산, 청주에서의 구장 효과가 광주, 사직, 대전에서의 효과와 똑같이 나타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인 건, 그렇게 따기지엔 보조 구장에서의 표본수가 너무도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엔 제주 구장도 구해봤던 것 같은데, 겨우 3경기를 치른 자료를 가지고 특정 구장의 구장 효과를 논한다는 건 정말 넌센스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2005도 한국 시리즈를 앞둔 현재, 언론에서 잠실과 대구의 차이를 그렇게도 신나게 언급하는데 정말 그럴까 한번 다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구장 가운데, 군산, 마산, 제주, 청주 구장을 제외한 주 본거지 구장의 데이터만을 구했습니다. 쥬드 님께서 구해주신신 건, 득점 구장 효과이고, 지금 제가 보여드리는 숫자는 홈런 구장 효과라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다음은 Jim Furtado 방식으로 구한 2005 시즌 7개 구장(잠실의 경우 두산/LG의 홈인 경우로 각각 나눔)의 홈런 구장 효과표입니다.
이 방식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원정 구장을 보통 중립 구장으로 가정하는 방식과 달리, 각각 개별 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수 비율을 따져 계산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계산식이 제법 복잡합니다. -_-; 물론 그렇다고 해도, baseball-reference.com에서 쓰는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또한 구장 효과를 위한 누적치에 대한 언급도 존재하리라고 봅니다. 이후에 이론의 발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참고한 글에 따르면 원작자는 구장효과를 1년 단위로 구하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 점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이번 시즌, 광주 구장은 어마어마한 홈런 공장이었습니다. 이 정도 수치면, MLB의 쿠어스 필드 수준입니다. 이런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기아는 광주에서 59개의 홈런밖에는 때려내지 못했습니다. 반면 투수진이 허용한 홈런은 89개나 됩니다. 원정에서 35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44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타선이 홈구장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시즌 기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 구한 자료는 타자들이 홈런을 치는 데 영향을 주는 구장 효과입니다. 따라서 투수진에게도 곧바로 적용하는 게 100%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을 일러둡니다.)
그런데 그 글에 다소 의문이 드는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구장 효과라는 게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의아해 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미주 대륙처럼 넓디넓은 곳에, 저마다 다른 환경에 구장이 위치해 있다면, 분명 구장에 따른 효과가 존재할 걸로 봅니다. 하지만 미국으로 치면 한 주(州) 정도 크기밖에 못 되는 우리나라의 면적을 고려할 때, 그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은 점이었습니다. 물론 구장 크기나 펜스의 높이 등에 따른 영향을 존재할 걸로 봅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요소가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될까, 하는 점에 있어선 늘 회의적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제가 쥬드 님의 글에서 본 수치 하나가 굉장히 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MLB에서 구장 효과라는 건 기본적으로 홈/원정 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네들은 두 팀이 구장 한 곳을 홈으로 쓰는 일이 없으니 홈/원정 기록에서 홈구장의 기록이 곧 그 구장의 기록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잠실을 두산과 LG라는 두 팀이 나누어 씁니다. 그런데 똑같은 잠실 구장이 LG가 홈일 땐 득점 구장 효과 1.0226으로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 됐다가, 두산이 홈으로 쓸 땐 0.9551의 투수들의 구장이 된다구요? 그럼 구장 효과라는 건 순전히 팀의 투/타력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뉴욕의 두 팀이 한 구장을 쓰던 시절의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Baseball-refecence.com의 자료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와 메츠 모두 Shea Stadium을 홈 구장으로 쓰던 '74, '75시즌 양키스의 홈구장 파크 팩터는 타자와 투수 각각 97/96, 97/96이었습니다. 메츠의 홈일 경우엔 98/99, 95/99였고 말입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존재합니다만 갑자기 다른 구장이 되었다고는 볼 수 없는 정도의 수치입니다. 하지만 102 대 96은 확실히 다른 느낌 아닌가요?
그래서 당시에 기준을 두 가지로 나누어 작업을 했습니다. 1) 두산과 LG가 각각 홈으로 쓸 때 구장 효과가 차이가 난다면 구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팀 구성원에 의한 차이일 뿐이다. 2) 만약, 군산, 마산, 청주에서의 구장 효과가 광주, 사직, 대전에서의 효과와 똑같이 나타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인 건, 그렇게 따기지엔 보조 구장에서의 표본수가 너무도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엔 제주 구장도 구해봤던 것 같은데, 겨우 3경기를 치른 자료를 가지고 특정 구장의 구장 효과를 논한다는 건 정말 넌센스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2005도 한국 시리즈를 앞둔 현재, 언론에서 잠실과 대구의 차이를 그렇게도 신나게 언급하는데 정말 그럴까 한번 다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구장 가운데, 군산, 마산, 제주, 청주 구장을 제외한 주 본거지 구장의 데이터만을 구했습니다. 쥬드 님께서 구해주신신 건, 득점 구장 효과이고, 지금 제가 보여드리는 숫자는 홈런 구장 효과라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다음은 Jim Furtado 방식으로 구한 2005 시즌 7개 구장(잠실의 경우 두산/LG의 홈인 경우로 각각 나눔)의 홈런 구장 효과표입니다.
이 방식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원정 구장을 보통 중립 구장으로 가정하는 방식과 달리, 각각 개별 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수 비율을 따져 계산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계산식이 제법 복잡합니다. -_-; 물론 그렇다고 해도, baseball-reference.com에서 쓰는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또한 구장 효과를 위한 누적치에 대한 언급도 존재하리라고 봅니다. 이후에 이론의 발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참고한 글에 따르면 원작자는 구장효과를 1년 단위로 구하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 점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이번 시즌, 광주 구장은 어마어마한 홈런 공장이었습니다. 이 정도 수치면, MLB의 쿠어스 필드 수준입니다. 이런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기아는 광주에서 59개의 홈런밖에는 때려내지 못했습니다. 반면 투수진이 허용한 홈런은 89개나 됩니다. 원정에서 35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44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타선이 홈구장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시즌 기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 구한 자료는 타자들이 홈런을 치는 데 영향을 주는 구장 효과입니다. 따라서 투수진에게도 곧바로 적용하는 게 100%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을 일러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