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유망주가 입단할 때가 되면 각 프로야구 구단은 온갖 미사여구를 사용해 선수 띄우기에 바쁘다. 하지만 사실 신인 타자가 첫 해 1군 무대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
프로야구 원년(1982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모두 1026명이 1군 타석에 들어섰다. 이 가운데 1군 데뷔 첫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62명(6%)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1980년대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치르느라 입단을 미룬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3년 프로에 데뷔한 장효조는 '너무 신인답지 않다'는 이유로 신인상을 받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부당한 처사였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완전히 틀린 접근법도 아니었다.)
1990년 이후에는 모두 772명이 1군 타석에 들어섰다. 첫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33명(4.6%). 현대에서 방출 전력이 있는 이종욱을 포함해도 이 정도 수준다.
2001년 신인왕 김태균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당시 김태균은 289타석에 들어섰는데 이는 규정타석(412타석)의 70% 수준이다.
1990년대 이후 규정타석 70% 이상을 출전한 타자는 모두 55명(7.6%). 1983년부터 표본을 늘려도 101명(9.8%)뿐이다.
그러니 올해도 또 신인 타자가 전멸이라고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만큼 1군 무대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뜻이고, 우리 프로야구가 발전했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7년간 신인왕이 모두 투수라는 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