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공 단장이 KIA 타이거즈를 떠나게 됐다.
SBS 스포츠 뉴스는 오늘 저녁 정재공 KIA 타이거즈 단장이 사실상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후임으로는 배구 팀 <현대 캐피탈>을 정상으로 이끈 김상욱 단장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001년 재정난에 시달리던 해태로부터 야구 팀을 인수했다. 그리고 7년간 줄곧 정재공 씨에게 단장 자리를 맡겨 왔다. 하지만 최근 성적 부진 그리고 팬들과의 불화가 맞물리며 그의 자리가 위태했던 게 사실.
그리고 결국 경질이 사실상 확정되며 정재공 단장은 전통의 명가 <기아자동차 농구단>에 이어 역시 전통의 강호 <KIA 타이거즈> 역시 꼴찌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재공 단장이 재임한 7년 동안 KIA 타이거즈는 2005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맛봐야 했다. 그리고 올해도 KIA는 사실상 꼴찌 확정 상태. 우승을 '밥 먹듯이'하던 '해태 타이거즈' 팬들로서는 참기 힘든 치욕이었다.
게다가 팬들과의 잦은 마찰 역시 문제가 됐다. 덕분에 KIA는 팬들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소비자의 불만이 듣기 싫다며 제 멋대로 A/S 센터를 닫아 버리는 기업체가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정재공 단장은 그랬다.
서정환 감독을 안고 가려고 시도한 것 역시 문제였다. 팬들은 서정환 감독의 용병술을 '포기한 지' 오래. 하지만 정재공 단장은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내년까지 함께 가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가뜩이나 좋지 못했던 팬心이 더욱 악화된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말 정재공 단장은 계속 잘못만 했던 걸까? 한번 선수 수급부터 알아보자.
먼저 박재홍 트레이드. 2003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재공 단장은 정성훈에 현금 10억을 얹어 현대로부터 박재홍을 데려왔다. 하지만 박재홍은 팀에 적응하지 못했고, 이듬해 다시 SK 김희걸과 트레이드 된다. 결국 정성훈+10억이 김희걸이 된 것이다.
리오스 트레이드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교체 명단에 오른 외국인 투수와 좌완 유망주를 바꾸는 트레이드는 얼핏 나쁘지 않아 보였던 게 사실. 하지만 리오스는 리그를 압도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전병두는 고질적인 컨트롤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이 두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정재공 단장이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게 사실이다. 심재학 역시 KIA에 와서 보여준 게 별로 없다. 하지만 정 단장이 계속 잘못만 했던 것은 아니다.
KIA는 팀 창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으로 건너 갔던 이강철을 다시 데려왔다. 물론 이는 전략 보강이라기보다 '해태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마케팅 수완에 더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력 보강에도 성공했다.
2002년에 현금 3억을 주고 현대로부터 이재주를 데려온 것 역시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움직임이었다. 2003년에 한화에서 허준을 데려온 것 역시 이현곤에게 성장의 시간을 주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진필중이 KIA에서 보여준 것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이미 KIA 시절 '철벽 마무리'의 이미지를 잃어 버린 진필중. 현재 삼성에서 뛰고 있는 김창희가 트레이드 상대에 포함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KIA의 실패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필중은 시즌이 끝나자 곧바로 FA를 선언하고 LG로 건너갔다. 손지환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채 말이다. 그리고 한 시즌이 더 지나 LG에 이원식, 소소경 카드로 홍현우, 이용규를 데려왔다. 2005 시즌 종료후 마해영, 최상덕을 내주고 장문석, 한규식을 얻어온 것 역시 KIA로선 손해볼 게 없는 트레이드였다.
진필중을 영입한 걸 잘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마해영을 FA로 영입한 것 자체는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었을 카드를 처리하는 과정은 확실히 정재공 단장이 가장 수완이 빛났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장성호를 눌러 앉힌 건 정말 잘한 일이다. 알 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것처럼 S팀으로 옮기는 게 거의 확정된 상황이라면 더더욱. 자신이 가져야 할 패와 버려야 할 패가 무엇인지 정재공 단장은 거의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신인 지명은 어떤가? 김진우, 김주형, 한기주가 모두 KIA 소속인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결과였을까? 최희섭이 KIA에서 뛰는 건? 물론 KIA는 정영일을 놓쳤지만, 해태는 서재응 · 김병현을 놓쳤다. 그리고 박재홍 역시 현대에 빼았겼다.
확실히 정재공 단장은 팀 구성을 짜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원하는 선수를 얻기 위해 구단주를 설득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 적어도 선수 수급 및 전력 구성과 관련해 정재공 단장은 나쁜 단장이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가 문제였다.
팀 성적이 나쁘다 보니 팬들의 원성이 잦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욱 정 단장이 선택한 감독이 번번히 실패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재공 단장은 팬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보다 팬들의 '입'을 막기에 급급했다.
그것이 광주 구장 입장 관중 '소지품 검사'와 '호사방' 폐쇄 및 약관 개정이라는 촌극으로 빚어졌다. 그리고 거의 모든 KIA 팬들이 구단 프런트에 등을 돌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제 그가 단장 직함을 달고 있는 것은 '자리 지키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상황이 돼 버리고 만 것이다.
물론 정 단장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과정은 충분히 인정받을 정도로 열심히 뛴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프로는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재공 단장이 맡았던 KIA는 확실히 '해태'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팬들은 침묵하는 구경꾼이 아니다. 새로운 단장 밑에서 새출발 하는 KIA 타이거즈. 그 어느 팀보다 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끈끈하고 강한 팀 컬러로 옛 영광 재현에 힘찬 첫걸음을 내딛길 희망해 본다.
SBS 스포츠 뉴스는 오늘 저녁 정재공 KIA 타이거즈 단장이 사실상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후임으로는 배구 팀 <현대 캐피탈>을 정상으로 이끈 김상욱 단장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001년 재정난에 시달리던 해태로부터 야구 팀을 인수했다. 그리고 7년간 줄곧 정재공 씨에게 단장 자리를 맡겨 왔다. 하지만 최근 성적 부진 그리고 팬들과의 불화가 맞물리며 그의 자리가 위태했던 게 사실.
그리고 결국 경질이 사실상 확정되며 정재공 단장은 전통의 명가 <기아자동차 농구단>에 이어 역시 전통의 강호 <KIA 타이거즈> 역시 꼴찌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재공 단장이 재임한 7년 동안 KIA 타이거즈는 2005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맛봐야 했다. 그리고 올해도 KIA는 사실상 꼴찌 확정 상태. 우승을 '밥 먹듯이'하던 '해태 타이거즈' 팬들로서는 참기 힘든 치욕이었다.
게다가 팬들과의 잦은 마찰 역시 문제가 됐다. 덕분에 KIA는 팬들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소비자의 불만이 듣기 싫다며 제 멋대로 A/S 센터를 닫아 버리는 기업체가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정재공 단장은 그랬다.
서정환 감독을 안고 가려고 시도한 것 역시 문제였다. 팬들은 서정환 감독의 용병술을 '포기한 지' 오래. 하지만 정재공 단장은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내년까지 함께 가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가뜩이나 좋지 못했던 팬心이 더욱 악화된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말 정재공 단장은 계속 잘못만 했던 걸까? 한번 선수 수급부터 알아보자.
먼저 박재홍 트레이드. 2003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재공 단장은 정성훈에 현금 10억을 얹어 현대로부터 박재홍을 데려왔다. 하지만 박재홍은 팀에 적응하지 못했고, 이듬해 다시 SK 김희걸과 트레이드 된다. 결국 정성훈+10억이 김희걸이 된 것이다.
리오스 트레이드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교체 명단에 오른 외국인 투수와 좌완 유망주를 바꾸는 트레이드는 얼핏 나쁘지 않아 보였던 게 사실. 하지만 리오스는 리그를 압도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전병두는 고질적인 컨트롤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이 두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정재공 단장이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게 사실이다. 심재학 역시 KIA에 와서 보여준 게 별로 없다. 하지만 정 단장이 계속 잘못만 했던 것은 아니다.
KIA는 팀 창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으로 건너 갔던 이강철을 다시 데려왔다. 물론 이는 전략 보강이라기보다 '해태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마케팅 수완에 더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력 보강에도 성공했다.
2002년에 현금 3억을 주고 현대로부터 이재주를 데려온 것 역시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움직임이었다. 2003년에 한화에서 허준을 데려온 것 역시 이현곤에게 성장의 시간을 주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진필중이 KIA에서 보여준 것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이미 KIA 시절 '철벽 마무리'의 이미지를 잃어 버린 진필중. 현재 삼성에서 뛰고 있는 김창희가 트레이드 상대에 포함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KIA의 실패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필중은 시즌이 끝나자 곧바로 FA를 선언하고 LG로 건너갔다. 손지환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채 말이다. 그리고 한 시즌이 더 지나 LG에 이원식, 소소경 카드로 홍현우, 이용규를 데려왔다. 2005 시즌 종료후 마해영, 최상덕을 내주고 장문석, 한규식을 얻어온 것 역시 KIA로선 손해볼 게 없는 트레이드였다.
진필중을 영입한 걸 잘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마해영을 FA로 영입한 것 자체는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었을 카드를 처리하는 과정은 확실히 정재공 단장이 가장 수완이 빛났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장성호를 눌러 앉힌 건 정말 잘한 일이다. 알 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것처럼 S팀으로 옮기는 게 거의 확정된 상황이라면 더더욱. 자신이 가져야 할 패와 버려야 할 패가 무엇인지 정재공 단장은 거의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신인 지명은 어떤가? 김진우, 김주형, 한기주가 모두 KIA 소속인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결과였을까? 최희섭이 KIA에서 뛰는 건? 물론 KIA는 정영일을 놓쳤지만, 해태는 서재응 · 김병현을 놓쳤다. 그리고 박재홍 역시 현대에 빼았겼다.
확실히 정재공 단장은 팀 구성을 짜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원하는 선수를 얻기 위해 구단주를 설득하는 법도 알고 있었다. 적어도 선수 수급 및 전력 구성과 관련해 정재공 단장은 나쁜 단장이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가 문제였다.
팀 성적이 나쁘다 보니 팬들의 원성이 잦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욱 정 단장이 선택한 감독이 번번히 실패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재공 단장은 팬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보다 팬들의 '입'을 막기에 급급했다.
그것이 광주 구장 입장 관중 '소지품 검사'와 '호사방' 폐쇄 및 약관 개정이라는 촌극으로 빚어졌다. 그리고 거의 모든 KIA 팬들이 구단 프런트에 등을 돌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제 그가 단장 직함을 달고 있는 것은 '자리 지키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상황이 돼 버리고 만 것이다.
물론 정 단장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과정은 충분히 인정받을 정도로 열심히 뛴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프로는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재공 단장이 맡았던 KIA는 확실히 '해태'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팬들은 침묵하는 구경꾼이 아니다. 새로운 단장 밑에서 새출발 하는 KIA 타이거즈. 그 어느 팀보다 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끈끈하고 강한 팀 컬러로 옛 영광 재현에 힘찬 첫걸음을 내딛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