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벅홀츠가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어느 팀 팬에게나 AA를 평정하고 빅 리그 콜업을 눈 앞에 앞둔 AAA 투수는 특별한 관심의 대상. 하지만 벅홀츠는 보스턴 팬들에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보냈기에 얻을 수 있던 투수가 바로 벅홀츠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투수의 노히터보다 벅홀츠의 그것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로저 클레멘스도, 페드로 마르티네스도 조쉬 베켓도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가 마지막으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건 지난 2002년 데릭 로우.
그리고 지난 107년간 그 어떤 보스턴 레드삭스 신인 투수도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 조쉬 베켓을 얻기 위해 내준 아니발 산체스가 지난 해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며 살짝 테오 단장이 원망스러웠던 것도 사실. 하지만 벅홀츠는 오늘 노히터로 이 모든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벅홀츠는 이번 시즌을 AA팀인 시독스(Sea Dogs)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86⅔이닝 동안 116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라면 확실히 AA에는 어울리지 않는 법. 결국 벅홀츠는 지난 7월 포투켓으로 승격됐다.
하지만 AA와 AAA는 달랐던 것일까? 벅홀츠는 포투켓에서 1승 3패, 평균 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기대보다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하지만 탈삼진 능력만큼은 여전했다. 38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55개.
사실 벅홀츠는 2주전에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적이 있었다. 결과는 6이닝 4실점.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승리 투수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결과는 곧바로 다시 AAA행.
그러나 이번에는 노히터를 달성했으니 AAA로 내려갈 일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팀 웨이크필드의 DL 등재로 인해 레드삭스는 더욱 절실히 벅홀츠를 필요로 하는 상황. 여기에 어차피 로스터가 40명으로 늘어났으니 벅홀츠를 볼 수 있는 날이 더욱 늘어나리라는 것은 당연한 예상이다.
브롱스에서 양키스에 스윕을 당했고, 매니 라미레즈는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펜웨이 파크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역전패를 당하고 만 레드삭스. 팀 분위기가 최악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나 팀 분위기를 되살려준 '복덩이' 벅홀츠.
과연 벅홀츠의 이런 센세이셔널한 활약이 포스트 시즌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까? 그의 혈관에서 흐른다는 그 '얼음물' 그리고 뛰어난 체인지업이 포스트 시즌에서도 상대팀 타자들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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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더스틴과 코코의 수비를 봐도 확실히 '맞혀 잡는다'는 것은 야수의 영향이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