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59)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 감독이 25일 남녀부를 통틀어 V리그에서 팀에 승리를 가장 많이 안긴 사령탑이 됐다고 합니다.
우리카드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안방 경기에서 역대 최장 경기 시간(165분) 기록을 새로 쓰면서 대한항공을 3-2(13-25, 32-34, 32-30, 25-18, 17-15)로 물리쳤습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날 승리로 신영철 감독의 개인 통산 승수는 277승이 됐습니다.
신영철 감독은 그러면서 2014~2015 시즌까지 276승을 남기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치용(68) 전 삼성화재을 넘어섰습니다.
위에 'KOVO에 따르면'이라고 쓴 건 이날 현재 신영철 감독 통산 승수는 277승이 아니라 291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영철 감독은 2009~2010 시즌 대한항공 감독 대행으로 16경기를 지휘했고 이 중 14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 14승을 포함하면 이날 현재 신영철 감독 통산 승수는 277승이 아니라 291승이 됩니다.
신영철 감독이 신치용 감독을 넘어선 것도 이날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21일 안산 방문 경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LG화재(현 KB손해보험) 사령탑으로 프로배구 출범(2005년)을 맞은 신영철 감독은 2007년 3월 22일 경질 통보를 받습니다.
이후 2008~2009 시즌 막바지였던 2월 5일 진준택(74)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대한항공에 세터 전담 인스트럭터로 합류합니다.
그해 12월 9일 진 감독이 사퇴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았고 이듬해(2010년) 2월 16일 정식 감독이 됐습니다.
프로야구는 원년(1982년)부터 이렇게 감독이 물러난 뒤 대행을 맡았을 때는 대행이 거둔 성적을 감독 성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부터는 감독이 중간에 어떤 이유로든 자리를 비웠을 때 임시로 대행을 맡았을 때도 감독 성적을 인정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신치용 감독은 프로배구 출범 때부터 2014~2015 시즌 종료 후 단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한번도 팀 삼성화재 사령탑에서 내려온 적이 없습니다.
다만 2013년 1월 20일 현대캐피탈전에서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나흘 뒤 경기 지휘봉을 임도헌(51) 당시 코치에게 맡겼습니다.
삼성화재는 2013년 1월 24일 아산 방문 경기에서 드림식스에 3-0(25-20, 25-18, 25-23) 완승을 거뒀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일이 프로야구에서 벌어졌다면 임 전 코치는 이날 감독 승수 1승을 올린 겁니다.
그러나 프로배구에는 이런 규정이 없기 때문에 임 전 코치는 2017~2018시즌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은 뒤에야 감독 첫 승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날 1승은 그냥 주인 없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만 겁니다.
프로배구도, 프로야구처럼, 신영철 감독 대행 케이스는 물론, 임 전 코치 케이스도 감독 승수로 인정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