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세터 황동일(36)이 기어이 드래곤볼 수집에 성공했습니다.
프로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7개 구단 유니폼을 모두 입은 선수가 된 겁니다.
프로배구 이적 시장에 밝은 관계자는 "OK금융그룹에서 황동일을 데려오기로 했다"고 15일 전했습니다.
OK금융그룹은 대신 미들블로커 정성환(26)을 황동일이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한국전력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경기대를 졸업한 황동일은 2008~2009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4순위로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에서 지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명 9일 뒤인 2008년 11월 12일 우리캐피탈은 황동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내주는 대신 손석범(45) 안준찬(36) 이동엽(45)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3년에 딱 하루가 모자란 2011년 11월 11일 LIG손해보험은 김영래(41)와 조성철(34)을 받아오는 대가로 황동일을 대한항공으로 트레이드 합니다.
다시 798일이 지난 2014년 1월 17일 대한항공은 황동일과 류윤식(33)를 묶어 삼성화재 강민웅(37), 전진용(34)과 바꿨습니다.
네 번째 이적은 앞선 케이스와 사정이 조금 달랐습니다.
2018~2019 시즌이 끝난 뒤 자유신분선수 그러니까 방출 통보를 받은 것.
이후 입단 테스트를 통해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면서 황동일은 '경기대 삼총사'로 통했던 문성민(36) 신영석(36)과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습니다.
황동일은 현대캐피탈에서 드문드문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황동일은 역시 황동일이었습니다.
결국 2020년 11월 13일 김지한(23) 그리고 신영석과 함께 한국전력으로 옮기면서 드래곤볼 7개 중에 6개를 모았습니다.
한국전력 이적 후에는 주전으로 뛰었지만 지난 시즌 중반 김광국(35)에게 밀렸습니다.
게다가 이번 '에어컨 리그' 기간 우리카드에서 하승우(27)가 건너오면서 황동일은 사실상 자리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반면 OK금융그룹은 권준형(33)이 아킬레스힘줄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세터가 필요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유니폼을 입고 뛴 에드윈 잭슨(39)은 "이렇게 여러 팀을 옮겼다는 건 내게 끈기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황동일 역시 아직 포기하지 않은 덕에 기어이 일곱 번째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또 압니까. 황동일이 여태 깨지 못했던 그 알을 OK금융그룹에서는 드디어 깨고 나올 수 있을지 말입니다.
새로 출발선 앞에 선 황동일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