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Don't Think, Have Fun!"
전형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양키스는 이번 시즌에 929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고, 반대로 디트로이트는 675점의 최소 실점 팀이다. 오클랜드와 미네소타의 대결을 예상했던 논리대로 하자면 단연 디트로이트가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상대는 경험 많은 양키스다. 젊은 디트로이트가 상대하기엔 확실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타이거즈를 이끌어 온 저스틴 벨렌더와 제레미 본더만 이 두 젊은 에이스는 최근 지쳐 보인다. 초반에 양키스 타선이 이들을 두들겨 버린다면 사실상 승부는 일찍 끝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오히려 디트로이트가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선발 투수 네이트 로버트슨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양키스 타선은 좌완(.280/.365/.435)과 우완(.281/.362/.471)을 상대로 했을 때 그리 큰 차이를 보이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두 에이스가 지친 상황에서 양키스 타자들을 압도할 만한 투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케니 로저스 역시 좌완 투수이기는 하지만 상대를 윽박지르기엔 부족해 보인다. 1차전 선발로 로버트슨이 내정된 건 아마 이런 까닭 때문일 것이다.

양키스 타선의 유일한 문제는 병살이 많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는 병살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지 타자들이 찬스에 약했기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디트로이트가 양키스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장점인 내야 수비에서 좀더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땅볼 투수들이 많은 로테이션을 감안할 때 더더욱 그렇다. 위기에 몰려 평상심을 잃는다면 승부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디트로이트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타격이 요구된다. 디트로이트의 팀 출루율은 .329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8개팀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다. 따라서 왕치엔밍을 제외하면 노련한 투수진으로 나설 양키스를 상대로 카운트 승부를 펼친다면 디트로이트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마리아노 리베라가 뒤에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면 확실히 그런 모양새다.

따라서 초구나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직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분명 양키스의 수비는 그리 뛰어난 편이 못 된다. 따라서 많은 공을 인플레이 시킬수록 디트로이트가 유리하다. 만약 경험부족으로 주눅이 든다면 늘어나는 상대 투수들의 삼진만 구경해야 할 것이다. 다른 공도 필요 없다. 직구를 노려치지 못한다면 디트로이트 타선은 상대에게 봉쇄당하고 말 것이다.

사실 양키스로서는 디비전 시리즈 파트너로서 디트로이트만한 상대가 없었다. 거꾸로 디트로이트는 절대로 피하고 싶은 상대가 바로 양키스였을 것이다. 그래서 긴 말이 필요없이 양키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디비전 시리즈 가운데서 스윕이 벌어진다면 아마 이 두 팀의 경기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가 이 정도 성공을 거두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건 이 팀의 모토가 된 "생각하지 말고 즐겨라!"의 힘이었다. 분명 머리로는 디트로이트가 양키스를 꺽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 승부를 즐긴다면 시리즈의 향방은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최종예상 ; 양키스 3 vs 디트로이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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