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소속 블라디미르 발렌틴. 아사히(朝日)신문 제공


'60 홈런 사나이' 블라디미르 발렌틴(36·소프트뱅크)이 확실히 행복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는 물론 달력도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거 달력을 들춰보는 일 같은 건 더욱 하지 않습니다.


발렌틴은 29일 자기 인스타그램에 야쿠르트 시절 유니폼을 입을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Money 💰 don't buy happiness)'는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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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don’t buy happ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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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틴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등록일수 기준 8년) 동안 야쿠르트에서 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소프트뱅크로 팀을 옮겼습니다.


참고로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도 8년 이상 활약하면 '스켓토(助っ人)'가 아니라 다른 일본 선수와 똑같은 권리를 얻게 됩니다.


팀을 옮기면서 당연히 연봉도 올랐습니다.


발렌틴은 지난해 야쿠르트에서 리그 8위에 해당하는 4억4000만 엔(약 48억67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약 5억 엔(약 55억3000만 원)으로 리그 공동 3위에 해당하는 돈을 받습니다.


▌2020 일본 프로야구 연봉 톱10
 순위  이름  팀  포지션  연봉(추정)
 ①  스가노 도모유키(菅野智之)  요미우리  투수  6억5000만
 ②  야나기타 유키(柳田悠岐)  소프트뱅크  외야수  5억7000만
 ③  데니스 사파테  소프트뱅크  투수  5억
 블라디미르 발렌틴  소프트뱅크  외야수
 사카모토 하야토(坂本勇人)  요미우리  내야수
 아사무라 히데토(淺村榮斗)  라쿠텐  내야수
 야마다 테츠토(山田哲人)  야쿠르트  내야수
 ⑧  모리 유이토(森唯斗)  소프트뱅크  투수  4억6000만
 ⑨  마루 요시히로(丸佳浩)  요미우리  외야수  4억5000만
 마쓰다 노부히로(松田宣浩)  소프트뱅크  내야수

일본 프로야구는 공식적으로 연봉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전부 추정액입니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196/.299/.411이 전부.


결국 지난달 2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한 달이 넘도록 1군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발렌틴이 행복하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블라디미르 발렌틴(가운데). 도쿄=로이터 뉴스1


발렌틴의 최고 전성기로는 2013년을 꼽을 만합니다.


발렌틴은 그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발렌틴은 네덜란드 구성국 가운데 하나인 퀴라소 빌렘스타트 출신입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대만 타이중(臺中)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한국을 5-0으로 물리쳤고 4번 타자 발렌틴도 1타점을 올렸습니다.


이 승리를 발판 삼아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는 결국 4위로 WBC를 마감했습니다.


야쿠르트 시절 안방인 메이지진구(明治神宮) 구장에서 홈런을 날린 블라디미드 발렌틴. 도쿄=교도(共同)통신


진짜 놀랄 일이 벌어진 건 이해 10월 4일이었습니다.


발렌틴은 한신(阪神)을 불러들여 치른 이날 안방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3루에서 랜디 메신저(39)가 던진 두 번째 공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이 홈런으로 발렌틴은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60개를 기록한 선수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따냈습니다.


당시 야쿠르트는 57승 4무 83패(승률 0.407)로 센트럴리그 최하위 팀이었습니다.


리그 최하위 팀 선수가 MVP로 뽑힌 것 역시 발렌틴이 처음이었습니다.


블라디미르 발렌틴 2013년 시즌 60호 홈런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이후에는 두 번 다시 이런 미친 활약을 선보이지는 못한 건 사실.


발렌틴은 그래도 야쿠르트에서 9년 동안 뛰면서 홈런 288개(연 평균 32개)를 날리면서 팀 중심 타자로 활약했습니다.


야쿠르트에서 9년간 기록한 타격 라인은 .273/.378/.558로 통산 OPS(출루율+장타력) .936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야쿠르트 시절이 분명 그리울 겁니다.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팀을 떠난 선수가 엄연히 계약 관계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글을 올려도 아무 문제도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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