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야구에서는 4번 타자라고 타석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한국 프로야구에서 넥센의 현대 시절을 포함하면 아직 우승을 못해 본 팀은 올해 1군 무대에 뛰어든 NC뿐이다. 가장 불쌍한 꼴찌 팀도 10번 중 2번은 이긴다. 야구는 '역대 최다 대타 홈런'처럼 벤치 선수를 위한 기록도 잊지 않는다.


6년 전 '[토요판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왜 야구에 열광하는가'에 이렇게 썼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 최다 대타 홈런 기록 보유자는 누구일까요?


정답은 '세계의 대타남' 다카이 야스히로(高井保弘)입니다.


현역 시절 '세카이노 다이타오토코(世界の代打男)'로 통했던 다카이 야스히로. 아사히(朝日)신문 제공


다카이는 1966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한큐(阪急·현 오릭스)에서만 16년을 뛰면서 대타 홈런 27개를 기록했습니다. 통산 홈런이 130개였으니까 전체 홈런 가운데 20.8%를 대타로 나와 때려낸 것.


정작 가장 주목받은 대타 홈런은 통산 기록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올스타전에서 때려냈기 때문.


다카이는 1974년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스타 멤버로 뽑혔습니다. 올스타전 1차전(당시 일본 프로야구는 올스타전을 세 경기 소화했습니다)에서 한큐가 속한 퍼시픽리그는 9회말을 시작할 때까지 센트럴리그에 1-2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7번 타자 겸 2루수 야마자키 히로유키(山崎裕之·72)가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퍼시픽 리그 지휘봉을 잡고 있던 노무라 가쓰야(野村克也· 84) 당시 난카이(南海) 감독은 이 상황에서 야마자키를 빼고 다카이를 대타로 투입했습니다.


다카이는 센트럴리그 투수 마쓰오카 히로무(松岡弘·72)가 던진 두 번째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대타 끝내기 홈런이 나온 순간이었습니다.


1974년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고 있는 다카이. 아사히신문 제공


퍼시픽리그에서 이듬해(1975년)부터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는 바람(?)에 다카이가 대타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선발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


다카이는 생전에 "지명타자 제도만 없었다면 대타 홈런 30개도 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생전에'라고 쓴 건 다카이가 13일 오전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니칸(日刊)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는 이날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 시내에 있는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향년 74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맷 스테어즈(51)가 23개로 대타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 중이고 한국에서는 이재주(46)가 대타로 홈런 20개를 날린 게 최다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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