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예선 경기 일부를 소화한 순천 팔마체육관


혹시나 기대했지만 역시나 파격은 없었습니다.


28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한국배구연맹(KOVO)과 순천시는 9월 21일부터 10월 6일까지 16일간 팔마체육관에서 2019 순천·KOVO컵 대회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연고 프로배구 팀이 없는 호남 지역에서 컵 대회를 열기로 한 건 KOVO가 칭찬 받을 만한 일입니다. 제가 아쉬워하는 건 대회 기간 때문입니다.


컵 대회를 정규리그(V리그) 개막 전에 여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KOVO는 남녀부 컵 대회를 따로 치렀는데 보령·한국도로공사컵(여자부)은 8월 8~15일, 제천·KAL컵(남자부)은 9월 9~16일 열었습니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 개막일은 10월 13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대회 기간이 아쉽다고 말씀드린 건 2020 도쿄(東京) 올림픽 지역 예선 때문입니다. 아시아배구연맹(AVC)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배구 아시아 지역 예선은 남녀부 모두 내년(2020년) 1월 6~12일 개최 예정입니다.


지난(2018~2019) 시즌 기준으로 이때는 4라운드가 한창일 시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 미리 손발을 맞출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12월 중순부터는 정상적으로 리그를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기를 보내는 방식으로 KOVO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두 가지. (아시아경기 기간 프로야구가 그랬던 것처럼) V리그 일정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대표팀 멤버가 빠진 채로 일정을 소화하는 것.


후자를 선택한다면 예상 대표 선수가 많은 구단일수록 불만이 많을 게 당연한 일. 게다가 이 기간 '토종' 선수만 전력에서 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외국인 선수도 모국 대표팀 사정에 따라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삼성화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 일정 때문에 외국인 선수 그로저(35·독일) 없이 2015~2016 V리그 일정 일부를 소화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기간 컵 대회를 진행하면 일정 문제를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V리그 순위 경쟁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TV 중계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외국인 선수 없이 컵 대회를 진행하면 외국인 선수 일정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V리그 개막 전에 컵 대회를 치르기로 하면서 이런 기대는 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KOVO에서 아예 V리그 일정을 중단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표팀 멤버는 빼고 리그를 진행하는 방향을 선택할 확률이 높을 텐데 각 구단에서 이를 받아들일까요? KOVO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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