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영 간판 쑨양(孫楊·28·사진)이 영구 자격 정지 위기에 처했습니다.
문제는 역시 '약'입니다. 영국 '더 선데이 타임즈'는 1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쑨양이 도핑(약물을 써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 테스트를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Olympic champion Sun Yang abuses drug testers | The Sunday Times
— Richard Ings (@ringsau) 2019년 1월 27일
Yang is toast. https://t.co/hV9RN7ZrxJ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해 9월. 도핑 검사관이 중국 저장(浙江)성에 있는 자택으로 불시에 찾아가 쑨양의 혈액을 채취했습니다. 이때 쑨양의 어머니 양밍(楊明) 씨 지시를 받은 경호원이 혈액이 든 유리병을 망치로 깨뜨렸습니다. 도핑을 저질렀다는 의심을 사기 딱 좋은 상황.
이에 대해 중국수영협회는 "국제수영연맹(FINA) 위임을 받아 도핑 검사 샘플을 수집하는 국제도핑시험관리(IDTM) 검사관들이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합법적 서류를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쑨양은 이 검사가 불법이라고 생각해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FINA 역시 쑨양이 반도핑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석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올 1월 FINA는 올 13시간 넘게 논의를 벌인 끝에 "만약 더 선데이 타임즈 보도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 것도 몰랐을 해프닝"이라며 쑨양에게 경고 처분만 내렸습니다.
그러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징계가 너무 가볍다"면서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습니다. CAS는 스포츠계에서 벌어진 문제는 법원이 아니라 스포츠계 자체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로 198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설립한 기관입니다. CAS는 1994년 IOC로부터 독립했지만 현재도 스포츠 분쟁과 관련해 최종 판결을 내리는 기관으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CAS는 '아직 청문회 날짜를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하면서 "쑨양 변호인단은 재판 진행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7월 12~28일 열리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전에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쑨양은 중국선수권대회 기간이던 2014년 5월 17일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트라이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여 중국반도핑기구(CHINADA)로부터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호주 대표 맥 호턴(23)은 쑨양을 "약쟁이(drug cheat)"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만약 CAS에서 WADA 손을 들어준다면 가중처벌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AP 통신은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하다고 예상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영구 자격 정지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쑨양의 운명은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