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베테랑 왼손 투수 C C 서배시아(38·사진)는 올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1년간 1000만 달러(약 113억 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투구 이닝 보너스 조항을 넣었습니다. 155이닝부터 10이닝을 더 던질 때마다 50만 달러(약 5억6500만 원)를 추가로 받기로 한 것. 


양키스에 처음 합류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으로 200이닝 넘게 던진 서배시아는 2016년에도 17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이닝 이터'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래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지난해 148과 3분의 2이닝을 투구했던 그는 올해도 153이닝밖에 던지지 못했습니다. 원래 계약대로라면 보너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AP 통신 등은 양키스가 서배시아에게 보너스 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서배시아가 미처 채우지 못한 2이닝이 그만큼 특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서배시아는 148이닝을 소화한 상태로 9월 27일 탬파베이 방문 경기 때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섰습니다. 서배시아는 첫 5이닝 동안 탬파베이 타선을 상대로 삼진을 다섯 개 빼앗는 동안 안타는 한 개밖에 내주지 않았습니다. 투구수도 54개가 전부였습니다. 그 사이 양키스 타선은 11점이나 뽑았습니다.


2이닝 정도는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서배시아는 6회말 선두타자 헤수스 수크레(30)를 맞에 초구에 왼쪽 허벅지로 날아가는 시속 92마일(약 148㎞)짜리 커터를 던진 뒤 퇴장 명령을 받았습니다. 


사연은 5회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배시아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제이크 바우어스(23)에게 몸쪽 높은 공을 던지다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탬파베이 쪽 생각은 달랐습니다. 탬파베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앤드루 키트리지(28)는 6회초 양키스 선두 타자로 나선 오스틴 로마인(30)의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위협구를 던졌습니다. 공을 피한 로마인이 곧바로 '왜?'냐고 물을 만큼 양키스는 다르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 구심을 맡고 있던 빅 카라파자 심판은 양쪽 벤치에 경고 사인을 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더그아웃 앞에서 흥분한 서배시아가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결국 6회말 마운드에 올라 거사(?)를 감행한 겁니다.



이날 경기 후 서배시아는 "나는 돈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 일로 서배시아에게 5경기 출장 정지 처분도 내렸습니다.


이에 양키스는 이 행동이 동료를 보호하는 조치였다고 판단해 50만 달러를 챙겨주기로 결정한 겁니다. 서배시아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카일 사우전드 씨는 "서배시아가 구단 결정에 무척 고마워하며 (마지막 현역 생활을 보낼 예정인) 내년 시즌을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배시아는 양키스와 연봉 800만 달러(약 90억3600만 원)에 1년 재계약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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