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18년 8월 17일은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쓴 날로 남게 됐습니다.


한국(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은 이날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171위)에 1-2로 패했습니다. 1993년 FIFA 랭킹 도입 이후 한국이 이렇게 랭킹이 낮은 나라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아시아경기에는 A 대표팀이 출전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게 공식 기록은 아닙니다. 단, 이날 패배는 아시아경기 역사에서도 가장 랭킹이 낮은 팀에 패한 기록입니다. 그 전까지는 2010년 광저우(廣州) 대회 준결승 때 당시 113위였던 아랍에미리트(UAE)에 0-1로 패한 게 가장 FIFA 랭킹이 낮은 팀에게 패한 경기였습니다.


1998년 방콕 대회 때까지는 아시아경기에서 A 대표팀이 출전했습니다. 이때를 기준으로는 하면 1994년 히로시마(廣島) 대회 때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당시 78위)에게 0-1로 패한 게 한국에 가장 충격적인 패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즈베키스탄하고 맞붙은 이 대회 준결승에서 골키퍼 차상광(55)이 알을 깐 충격 때문에 이 경기는 잘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말입니다(GIF 참조).


그렇다고 이 경기가 A 대표팀 기록도 아닙니다. 한국은 2011년 11월 15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레바논(당시 146위)에 1-2로 패한 적이 있습니다. 흔히 '레바논 쇼크'라고 부르는 이 경기가 한국 대표팀이 지금까지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나라에 패한 기록입니다. 


그 다음은 모두 아시안컵에서 나왔습니다. 한국은 2003년 10월 21일 열린 2차 최종 예선 경기에서 당시 랭킹 102위 오만에게 1-3으로 무너졌습니다. 또 2007년 조별리그(7월 15일) 때는 바레인, 2015년 대회 결승(1월 31일)에서는 호주에 각각 1-2로 패했는데 당시 두 나라 모두 FIFA 랭킹 10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호주는 사실 100위를 선택한 것에 가깝습니다.)


1950년부터 15년 동안 독일 대표팀을 이끈 제프 헤어베어거 감독(1897~1977)은 "공은 둥글다"는 그 유명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축구 경기는 90분 동안 열리기에 결국 누가 이길지 알기가 참 어렵다는 것.


대표팀 성격이 달라서 공식 기록이라고 할 수 없지만 같은 해에 FIFA 랭킹 1위도 꺾어 보고 171위에게도 패한 건 한국이 처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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