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크레이그 킴브럴(30·보스턴·사진)이 메이저리그 최연소 300세이브 기록을 썼습니다. 킴브럴은 태어난 지 29년 342일 되는 6일 열린 텍사스 방문 경기에서 팀이 6-5로 앞선 9회말 등판해 파울 플라이와 삼진 2개를 묶어 퍼펙트로 마무리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K로드'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36)가 서른한 살에 300세이브 클럽에 가입했던 게 역대 최연소 기록이었습니다.


킴브럴은 출전 경기 숫자로 따졌을 때도 가장 빨리 300세이브에 도달했습니다. 이날이 킴브럴의 생애 통산 494번째 등판이었습니다. 킴브럴 이전에 같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건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49·전 뉴욕 양키스)였습니다. 리베라가 300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건 커리어 통산 537번째 경기였습니다. 


세이브를 올릴 기회에서 킴브럴이 마운드에 오른 건 이날이 300번째. 이 역시 조 네이선(44)이 335번째 기회에서 300번째 세이브를 올렸던 걸 앞지르는 새 기록입니다. 자연스레 300세이브를 올릴 때까지 세이브 성공률에서도 킴브럴(90.9%)이 네이선(89.6%)을 앞질렀습니다. 



이 정도면 과연 킴브럴이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리베라(652세이브)를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한 게 당연합니다. 일단, 페이스만 보면 게임이 되지 않는 (킴브럴이 앞서고 있는) 게 사실. 리베라는 스물여섯 살이 되기 전까지 세이브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것부터가 스물다섯 살 때였습니다. 


그래도 남은 숫자(352세이브)가 너무 많습니다.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10년간 일단 연평균 35.2세이브를 기록한 뒤 최소한 한 번 더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 거니까요. 게다가 세이브는 마무리 투수 혼자 잘한다고 세울 수 있는 기록도 아닙니다. 리베라가 마무리 투수를 맡은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양키스는 1991승(1411패)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양키스보다 승리를 많이 거둔 구단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킴브럴이 리베라를 넘어서려면 일단 무엇보다 건강해야 하고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리베라는 부상 때문에 은퇴를 1년 미루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보스턴이 앞으로 14년 동안 당시 양키스보다 많이 이기면 되는 겁니다(응?). 킴브럴은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이날까지 75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네, 물론 저는 1이닝 마무리 투수는 별로 가치가 없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기록은 기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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