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추가: 스포츠2.0, 일간스포츠 등에서 일한 최민규 기자는 이 포스트 내용에 보충해 '미국 가능, 일본 애매, 대만 불가'라고 정리했습니다. 저 역시 이 견해에 동의합니다.



아니요. 이대은(29·경찰청·사진)은 자기 마음대로 해외 리그에 나갈 수 없습니다. 만약 이대은이 경찰청 제대 후 해외 진출을 선언하면 '이대은 특별법'을 제정한 건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사에 길이 빛나는 '호구짓'으로 남을 겁니다. 그러니 이런 일이 벌어질 확률이 실제로는 제로(0)에 수렴한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OSEN은 5일 "이대은은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보다는 해외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래는 이 인터넷 매체에서 설명한 이대은이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이유.


KBO 규약에 '한국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외 구단에 입단한 선수는 국내 구단에 입단할 때 계약금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으로 이대은이 KBO리그 팀과 계약하면 계약금을 받지 못한다. 신인 연봉 2700만 원을 받고 시작해야 한다. 고졸, 대졸 선수가 아닌 내년이면 30세인 이대은이 현실적인, 금전적인 고민을 할 수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건 물론 자유지만 이대은이 실제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려면 일단 거쳐야 할 단계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근거는 KBO 규정입니다. 아래는 '2018 KBO 리그 규정' 41페이지를 캡처한 그림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해외진출 후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무, 경찰야구단에 입대한 선수'는 원래 경찰청이 속한 퓨처스리그(2군)에서 뛸 수 없습니다. 이대은은 서울 신일고를 졸업하고 태평양을 건넌 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뛰었을 뿐 한국 프로구단에서 뛴 적은 없습니다. 그러니 원래대로라면 2군 경기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지난해 2군 북부리그 평균자책점(2.93) 타이틀을 따낼 수 있던 건 예외 규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예외 규정 전제 조건이 바로 '국내 복귀'입니다. 그러니 이대은으로서는 다른 선택 여지가 없습니다. 일단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해야 합니다. 사실 이 예외 규정을 만든 것 자체가 이대은 한 명을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대은이 KBO 도움으로 병역 의무를 해결했으니 홀가분하게 해외로 나간다?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물론 미래에는 100%는 없는 법. 이대은이 어디선가 작은 구멍을 발견해 해외 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닐 겁니다. 그러나 그보다 이대은이 내년에 kt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 확률이 100배 이상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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