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만약 .800의 승률을 가진 팀(A)과 .200의 승률을 가진 팀(B)이 맞붙는다면 A 팀의 승률은 얼마나 될까? 아니, 이런 승률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가장 믿을 만한 대답을 내놓은 사람은 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 빌 제임스다. 그는 1981년판『Baseball Abstract』 에서 Log5 방식으로 알려진 공식을 도입하며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다. 빌 제임스에 따르면 승률 A를 가진 팀이 승률 B 팀과 맞붙었을 때 승리할 확률은 아래와 같다.
         A - ( A × B )
W% = ───────────────
          A + B - ( 2 × A × B )

위에서 보기를 든 상황을 이 공식에 넣어 계산을 해보면 .800의 승률을 가진 팀이 .200을 가진 팀을 꺾을 확률은 .941이 나온다. 리그 전체를 상대로 .800을 가진 팀이니 .200의 약체라면 그 정도로 꺾으리라는 점은 충분히 상식적으로 와닿는 내용이다.

그런데 팀의 전력을 설명하는 데 있어 실제 승률보다 더 뛰어난 위력을 발휘하는 도구가 하나 있다. 바로 피타고라스 승률이 그것이다. 피타고라스 승률은 한 팀의 득·점과 실점을 토대로 해 수학적으로 이 팀이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둬야 했는지를 검증해 본 값이다. 구하는 방식은 아래와 같다.

        득점 ^ X
PW% = ───────────────
         ( 득점 ^ X + 실점 ^ X )
여기서 변수 X는 초기에 2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많은 세이버메트리션들은 1.83이 좀더 정확하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변수를 사용할 때 가장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상태다.

  • X =(득점 / 경기 + 실점 / 경기) ^ .285

    이번에도 X는 마찬가지 계산값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그럼 여기까지 이렇게 해괴망측한 수학 공식들을 끌어 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도 단순하다. 삼성과 한화의 한국 시리즈를 예측해 보기 위해서다. 과연 이 두 팀이 맞붙으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 것인가?

    여기서 머리가 한번 더 뽀개지도록 해보자. 우리 한국시리즈는 2-2-3의 형태로 치러진다. 즉, 삼성의 홈 구장인 대구에서 먼저 2경기를 치른 후 대전으로 옮겨 다시 2경기. 이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았을 경우 잠실로 장소를 옮겨 시리즈가 계속되게 된다. 따라서 각 구장별 득·실점 자료를 구하면 이 시리즈의 향방을 수학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단지 이런 예측만으로는 뭔가 아쉽다. 그럴 때 쓰라고 만들어진 것이 바로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이렇게 나온 결과를 토대로 100,000번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우리는 좀더 정확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사용된 것은 몬테 카를로 방식. 이렇게 나온 결과를 원그래프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물론 이 계산에는 한화의 피로 혹은 상승세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그리고 단기전이 갖는 특수성 또한 고려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숫자만 가지고 알아보면 분명 이런 결과가 나온다. 어차피 예측은 틀리려고 하는 것, 그래서 숫자를 그대로 믿는다. 삼성이 4승 2패로 승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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