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던 신명철이 결국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물론 아마 시절의 화려한 명성이 프로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한 둘이 아니라지만, 마산고와 연세대를 거치며 천재 소리를 들었던 타자의 모습이라기엔 확실히 신명철의 프로 성적은 신통치가 못했다. 올해 역시 겨우 .175의 타율에 만족해야 했을 뿐이다.
트레이드 대상인 강영식 역시 삼성 팬들에게 마찬가지로 애증의 대상이었다.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투수, 오랜 야구 속담이 증명하듯 지옥이라도 찾아가서 반드시 데리고 와야만 하는 유형의 선수다. 하지만 강영식의 단점은 널리 알려진 대로 새가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투수는 이미 마운드에 서 있을 자격이 없는 셈이다. 해태와 삼성을 거치면서도 이런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은 고쳐지지 않았고, 결국 세 번째 팀인 롯데에서 뛰게 됐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양 팀 모두 아마 시절 가장 절친했던 친구가 뛰고 있는 팀으로 트레이도 됐다는 것이다. 삼성에는 신명철의 국가 대표시절 단짝이던 박한이가 뛰고, 롯데에는 강영식의 고교 동창인 박기혁이 뛰고 있다. 새로운 팀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두 선수에게 이들이 크든 작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공교롭게도 박한이와 신명철은 롯데 연고 지역 고교를 졸업했고, 롯데의 두 선수는 삼성 연고 지역 고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참 얄궂은 운명이다.
두 선수의 트레이드를 보는 각 팀의 반응 역시 참 많이 닮아 있다. 우리 팀에 부메랑이 되어도 좋으니 제발 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큰 두 선수였다는 뜻이다. 모쪼록 새로운 팀에서는 각자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소속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아울러 이 트레이드 이후의 후속 트레이드 역시 어떤 향방으로 전개될지 자못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