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당연히 영어 표현 'Professional Baseball'을 번역한 겁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저 표현만큼이나 'Organized Baseball'이라는 말도 자주 씁니다. 여기서 '조직(organized)'은 메이저리그 30개 팀과 그 산하 팜(farm) 시스템에 있는 마이너리그 팀 244개를 가리킵니다. 이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는 프로야구 리그가 바로 독립리그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프로야구를 "직업 선수들이 생활의 수단으로 하는 야구"라고 풀이합니다. 따라서 얼마가 됐든 야구를 하는 대가로 돈을 받으면 프로야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은 땅덩이도 넓고 야구를 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리그가 적지 않습니다. 보통 이 중 아래 8개 리그를 독립리그계의 '메이저리그'로 부릅니다.
리그명 | 출범연도 | 소속 구단 숫자 |
프런티어 리그 | 1993 | 12 |
애틀랜틱 리그 | 1998 | 8 |
캔암리그 | 2005 | 6 |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 | 2006 | 12 |
페코스 리그 | 2011 | 11 |
퍼시픽 어소시에이션 | 2013 | 4 |
엠파이어 리그 | 2016 | 4 |
유나이티드 쇼어 리그 | 2016 | 3 |
독립리그 운영이 어려운 건 사실. 1993년에 출범한 프런티어 리그가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한다는 게 그 반증일 겁니다. 그렇다고 마냥 얕잡아 볼 필요는 없습니다. 2014년 록랜드 안방 구장에는 경기당 평균 3100명이 찾았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코카콜라 같은 대기업과 스폰서십을 맺을 만큼 마케팅 활동도 활발합니다.
Stephen Cardullo is in a generous mood today and deposits one inches away from the Mercedes-Benz sign which would have earned a fan a car.
— Rockland Boulders (@RcklandBoulders) 2015년 5월 25일
예상하시는 것처럼 선수 수준은 떨어집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관계는 한국 프로야구 1군-퓨처스리그(2군)와 다릅니다. 한국은 같은 회사에서 1, 2군을 나누지만 메이저리그는 선수 교육 위탁 계약을 맺은 마이너리그 팀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형태입니다. 독립리그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어떤 계약 관계도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메이저리거가 되기에는 기량이 떨어지거나 은퇴를 앞두고 기량이 떨어진 선수가 많습니다.
당연히 연봉도 짭니다. 프런티어 리그는 팀당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7만5000 달러(약 8798만 원)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보통 한 달에 600~1600달러(약 70만~188만 원)를 받습니다. 이런 제한이 아예 없는 리그도 있기 때문에 순수 야구 동호인에게 1 달러만 주고 선수로 기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메이저리그하고 인연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애틀랜틱 리그는 해마다 메이저리거(또는 마이너리거) 4명 정도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독립리그 선수를 데려올 때는 구단에 3000~4000 달러(약 352만~469만 원), 리그 사무국에 1000달러(약 117만 원) 정도를 지불하는 게 관례입니다. 데이비드 페랄타(29·애리조나)나 리치 힐(36·오클랜드)이 독립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메이저리거입니다.
일본은 4대 섬 중에서 유일하게 시코쿠(四國)에만 프로야구 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005년 출범한 독립리그가 '시코구 아일랜드 리그 플러스'입니다. 그 뒤 2007년 '베이스볼 챌린지(BC) 리그'도 문을 열었습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마스터즈 리그'도 독립리그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리그는 만 40세 이상인 일본 프로야구 은퇴 선수들만 참가해 겨울에 돔구장을 돌며 경기를 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