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레오(26·쿠바·사진)가 터키 리그에서 뛰게 됐습니다. 레오는 19일 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터키에서 받은 비자 사진(오른쪽)을 띄웠습니다. 이에 앞서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월드 오브 발리' 역시 레오가 앙카라를 연고로 하는 터키농업은행(Ziraat Bankası)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레오가 터키로 간다는 소식을 처음 알린 건 이탈리아 매체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였습니다. 그 뒤 월드 오브 발리는 "러시아와 브라질 팀에서도 영입 제안이 있었지만 터키농업은행 입단이 제일 유력하다"면서 "페르난도 무뇨스 베니테스 감독이 스페인 사람이라 의사소통이 수월하고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직 탈락하지 않은 것도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전했었습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미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레오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CEV 챔피언스리그 12강 토너먼트 2차전 때부터 터키농업은행 데뷔전을 치를 확률이 제일 높습니다. 터키농업은행은 1차전에서 PGE 스크라(폴란드)에 1-3(19-25, 27-25, 20-25, 25-27)으로 패한 상태입니다. 토너먼트 경기니까 터키농업은행으로서는 당연히 전력 보강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한국에서 풀어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레오는 V리그 데뷔 이듬해였던 2013~2014시즌부터 3년간 삼성화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따라서 레오가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면 삼성화재로부터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받아야 합니다. 여태는 빈둥빈둥 노느라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구체적인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레오한테는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소문은 들어서 알지만 공식적으로 연락을 받은 건 없다"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아름답게 결별하고 싶다고 이미 에이전트에게 이야기했다. 이적료는 크게 요구하지 않으니 합당한 범위에서 팀을 알아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주고 받은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레오는 원래 올 시즌에도 삼성화재에서 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자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레오는 원래 푸에르토리코 출신 여성과 교제하며 아이도 하나 낳았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자치령이기 때문에 이 여성과 결혼하면 쿠나 난민 처지인 레오는 국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죠. 하지만 바람이 나는 바람에 오히려 아이 양육비 소송에도 휘말리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화재에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 놓으면서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삼성화재는 결국 그로저(32·독일)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습니다.


한편 그로저도 이적설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삼성화재는 현재 러시아 명문 팀 벨로고리예에서 그로저를 임대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벨로고리예가 자금난이 더 심해지면서 그를 이탈리아 리그 베로나로 보낼지도 모르겠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겁니다. 물론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 시즌부터 남자부도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으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니 V리그는 영향을 받는 일이 없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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