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여러분의 247번째 홈런은 무엇입니까?


2년 전 블로그에서 여러분께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저희 회사 지면에도 똑같은 내용으로 칼럼을 썼습니다. 여기서 247번째 홈런은 미국 영화 '19번째 남자'에 나오는 마이너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이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한 인생일까요? 메이저리그에서 그저 그런 백업 선수로 버티는 것과 마이너리그에서 아무도 모르는 역대 최다 홈런왕이 되는 것.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 대부분 그렇게 2류로 늙어간다는 건 슬픈 진실입니다. 게다가 성공은 역시 운칠기삼. "누군가 평생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낼 때 다른 누군가는 일주일에 하나 씩 터진 바가지 안타 때문에 양키스타디움에 선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어쩌면 그게 인생의 진면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가슴에 품고 있는 247번째 홈런은 무엇인가요?


이제 이 기록은 433개가 됐습니다. 주인공은 마이크 헤스먼(37·사진).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산하 AAA팀 톨레도에서 뛰고 있는 헤스먼은 3일(현지 시간) 안방 경기에서 7회말 만루 홈런으로 마이너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습니다. 상대 팀은 필라델피아 산하 리아이 밸리였고, 상대 투수는 더스틴 맥고원(33)이었습니다. 



헤스먼 이전까지는 버즈 알렛(1899~1964)이 기록했던 432개가 마이너리그 최다 통산 홈런 기록이었습니다.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에 따르면 엑토르 에스피노(1939~1997)가 멕시칸 리그에서 통산 홈런 484개를 기록했지만 멕시칸 리그는 사실상 별개 리그이기 때문에 이런 기록을 카운트할 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사실 마이너리그 홈런왕이 됐다는 건 야구 인생이 아주 성공적이지는 않았다는 반증. 헤스먼은 메이저리그 109경기에 출장했지만 통산 타율 .188, 14홈런, 33타점이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14홈런 중 5개는 2008년 애틀랜타에서 12경기 만에 때려낸 것. 그 덕에 그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 멤버로 동메달을 목에 걸고도 끝내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경기를 뛴 건 2010년입니다.


헤스먼은 "기록에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 동료들이 매일 나를 응원해줘 힘을 낼 수 있었다"며 "1년 내내 나를 응원해준 안방 팬들 앞에서 기록을 세울 수 있어 기쁘다. 올 시즌이 끝나면 나하고 상대했던 선수들의 기록을 들여다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여쭤봅니다. 여러분의 443번째 홈런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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