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배구 남자부 LIG손해보험은 21일 경기서 11시즌 동안 계속된 '천안 잔혹사'를 끊었습니다. 그때 기사에 "LIG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천안 경기서 드디어 한을 풀었다"고 쓰려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뺐습니다. 매각 절차가 꼭 예정대로만 풀리라는 법은 없으니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저 표현을 넣어도 괜찮을 걸 그랬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자회사 편입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1976년 금성배구단으로 시작해 럭키화재, LG화재로 이름만 바꾼 LIG손해보험 배구단은 창단 38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습니다. 하지만 팀 이름이 당장 바뀌는 건 아닙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대주주가 바뀌었으니 이사회를 열어 배구단 운영에 대해 회의를 하고, 이후 주주총회를 소집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하면 팀 이름을 바꾸는 시기도 확정될 것"이라며 "새 팀 이름은 올스타전(1월 25일)을 전후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2014~2054 NH농협 V리그 일정을 보면 현재 LIG손해보험은 3월 11일 열리는 6라운드 맞대결때까지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을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21일 경기는 정말 LIG손해보험을 입고 천안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던 거죠. 거꾸로 현대캐피탈로서는 '셧 아웃' 기회를 마지막 경기에서 놓친 셈이 됐고 말입니다.


사실 배구계에서는 KB 인수를 두고 여러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배구단 운영에 적극적인 KB에서 코칭 스태프를 비롯해 직원 물갈이를 요청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단은 헛소문으로 끝나는 분위기.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정말 이름만 바뀌는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KB에서 새 팀 이름을 확정하면 한국배구연맹(KOVO)도 행정 절차를 시작합니다. KOVO 관계자는 "LIG손보를 인수한 기업이 가입 신청을 하고, 이를 총회에서 승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미 기존 구단에서 LIG손해보험의 대주주가 바뀐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임시총회를 열어 빠르게 절차를 밟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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