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뛰어들었습니다. 발단은 김시진 전 감독이 계약 기간을 1년 남겨두고 사퇴하면서부터. 구단에서 공 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낙점했는데 이에 선수단이 반기를 들었다는 언론보도가 신호탄이었습니다. 그 뒤 이 기사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구단에서 이종운 주루코치(48)를 사령탑에 앉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갈등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입니다.
공 코치는 "무엇보다 최근 일어난 여러 일들로 팬들이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본다. 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팬이 없다면 롯데 구단도 없지 않느냐"며 "그동안 팀을 정말 사랑했다. 이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서로 뜻을 한데 모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롯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산상고와 경성대를 거쳐 1990년 롯데에 입단한 공 코치는 선수와 코치 생활 동안 롯데 유니폼을 단 한 번도 벗지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였습니다. 그러나 친(親)프런트 인사로 분류 당하면서, 롯데 야구를 망친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롯데 팬들의 퇴진 요구를 받아야 했습니다.
공 코치는 "처음에는 억울했지만 내 탓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졌다"며 "지금 와서 친프런트 인사라는 얘기가 오해인지, 사실인지 밝혀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모든 걸 가슴에 묻어두고 남자답게 떠나는 게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껏 일을 손에 놔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다. 내가 필요한 팀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당분간 몸도 마음도 추스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