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결국 2차전 2세트가 문제였습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습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기본기를 소홀히하며 33점까지 팽팽했던 승부에서 스스로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듀스 이후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서브 범실을 잇달아 저질렀고, 상대 블로킹 때도 언더커버를 해주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죠. 팀원 사이의 믿음이 무너진 겁니다.

현대캐피탈은 이 세트를 내준 뒤로 삼성화재에 내리 6세트를 내주고 있습니다.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얻었던 자신감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제 한 게임만 패하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에도 또 한 번 2인자로 만족해야 합니다.

프로배구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립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로서는 1차전 때 좋은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면 분위기를 뒤집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대캐피탈은 1차전 때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29·콜롬비아)가 빠진 상태에서도 토종 선수들이 똘똘 뭉쳐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그때 현대캐피탈을 떠받친 힘은 바로 서브. 현대캐피탈은 1차전 때 서브에이스에서 4-1로 앞서는 등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놨습니다. 1차전이 끝난 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리베로 이강주에 대한 아쉬움을 길게 털어놨을 정도였죠.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 2단 연결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고, 당연히 레오(24·쿠바)에게 공을 돌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2, 3차전 들어서는 삼성화재 리베로 이강주(31)가 50%가 넘는 서브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고 결과는 삼성화재의 2연승이었습니다.

현대캐피탈로서 다행인 건 아직 역사는 자기들 편이라는 겁니다. 이전까지 9차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차전 승리 팀이 8번(88.9%) 우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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