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일단 반환점은 선두로 돌았습니다. 프로야구 LG는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63번째 게임까지 마무리. 이번에 주중 3연전에 경기가 없으니 전체 128경기 중 가장 먼저 절반 고지에 오른 셈입니다. 24일 현재 순위는 3위지만 피타고라스 승률(0.615) 1위로 최강 전력을 자랑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 

<24일 현재 프로야구 피타고라스(기대) 승패>
 순위  구단 경기 승패 기대 승패 차이
 1  삼성 57 35-22 35-22 0
 2  넥센 58 34-24 32-26 -2
 3  LG 63 36-27 39-24 +3
 4  KIA 58 33-25 31-27 -2
 5  롯데 60 33-27 31-29 -2
 6  두산 60 30-30 31-29 +1
 7  SK 58 26-32 27-31 +1
 8  NC 58 22-36 27-31 +5
 9  한화 60 17-43 15-45 -2
(프로야구에서는 승률 계산 때 무승부는 뺍니다. 이 기록도 무승부 때 기록을 제외하고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LG는 1990,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처럼 무승부가 없습니다.)

확실히 LG 팬들에게는 고무적인 분위기. '차이'가 +3이라는 건 아직도 치고 올라갈 여력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올해는 다르다'는 말을 해도 예년보다 안전한 느낌. 하지만 모든 스포츠는 결국 상대평가. LG도 두드러지는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잠수함에 약하다'는 겁니다.

타율 .354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한 이병규(9번)는 언더핸드 투수 앞에서는 .222로 갑자기 나이를 못 속입니다. 최근 잘 나가는 LG 타선 분위기에서 혼자만 미지근한 박용택(시즌 타율 .301)도 언더핸드 앞에서는 .136으로 아예 얼어붙습니다. 김용의(.294→.238) 문선재(.316→.250) 오지환(.272→.217) 정의윤(.312→.227) 같은 젊은 피도 마찬가지.

그 결과 LG는 언더핸드 투수가 선발로 나왔을 때 1승 4패로 승률 .200에 그쳤습니다. 대표 사례가 9일 경기에서 롯데 이재곤에게 막혀 연승이 끊겼던 경기입니다. 19일 마산 경기에서도 팀은 이겼지만 타자들은 NC 선발 이재학에게 6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밖에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진영(.338→.389)과 정성훈(.297→.350)은 언더핸드 상대를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왼손 투수에 약합니다. 이진영이 .220, 정성훈은 .250이 전부입니다. 공략하지 못할 타자는 아니라는 얘기.

결국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팀 LG를 맞아야 하는 상대 팀 감독들은 언더핸드 선발 투수를 내 기선 제압을 하거나 불펜 투수를 짧게 끊어가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꾸로 LG는 다양한 대타 카드 등으로 이 약점을 극복해야 진짜 강팀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LG는 올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유광점퍼를 입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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