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무게가 천근만근 느껴질 때 사람들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화려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 또 다른 하나는 희망찬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위기다' 이 명제 앞에서, 우리 야구팬들의 선택은 전자(前者)였다.
요즘 야구장에서 응원팀 유니폼을 입고 오는 관중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팬들이 입고한 유니폼이 참 다양하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
홈·원정 유니폼 차이 때문이 아니다. 팬들의 패션 감각 속에 우리 프로야구의 역사가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안전 그물망을 뛰어 넘어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펴져 나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토요일 홈경기를 '올드 유니폼 데이(day)'로 지정해 두 차례 우승 추억이 녹아 있는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롯데 팬들은 "만화 '스머프'가 떠오른다"며 이 날을 '스머프 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롯데 자이언츠
'스머프 데이'가 되면 관중석과 그라운드 모두 하늘색으로 물든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선수들이 1992년 우승 멤버들 이름과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
70번 공필성(코치·본인)과 0번 공필성(리오스) 유니폼이 모두 그라운드 위를 누볐다. 유일하게 자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선발 염종석, 그는 어쩌면 고졸 신인이던 1992 시즌의 설렘으로 공을 뿌렸을지 모르겠다.
프로야구는 산업이다. 그럼 프로야구는 무엇을 파는가? 아마 추억이 아닐?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30년이 다 되어가도록 이종도의 개막전 만루 홈런이 자신의 야구이고, 어떤 이에게는 최동원의 한국 시리즈 4승이 영원한 술안주가 된다.
오승환의 거침없는 세이브 행진에 "선동열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다 그 시절 본인이 느꼈던 추억의 향수를 현재가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여전히 팬들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올해도 추억을 품은 채 야구장을 찾는다. 이제 구단들이 앞장서 추억을 가지고 그 추억을 넘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줘야 할 때다.
경쟁 업체의 마케팅 전략을 응용하는 것은 벤치마킹이지 도둑질이 아니다. 롯데 팬들만 이런 호사를 누릴 권리가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롯데는 삼성과 함께 프로 출범 후 단 한 차례도 모기업이 바뀌지 않은 유이(唯二)한 구단이다. 올드 유니폼 데이 같은 행사를 갖기에도 부담에 적은 건 이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에게 아무 보상 없이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하지만 '해태'라는 두 글자가 없어도 붉은색 유니폼만으로 팬들은 충분히 만족해 할 것이다. SK가 '삼미' 없이도 슈퍼스타즈 유니폼 재현에 성공했던 것처럼 말이다.
또 올드 유니폼의 재발견은 유니폼 판매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볼 가치도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 되지 않겠지만 그런 노력마저 소홀했다.
현재 팬들이 착용하고 있는 올드 유니폼은 동대문 등에서 개별적으로 주문한 경우가 많다. 엄밀히 따지면 저작권 위반이다. 충분히 양지에서 건전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음지에 그대로 내버려 둘 필요가 전혀 없다.
메이저리그 팀들도 특별한 날을 맞아 올드 유니폼 데이 행사를 벌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원정팀도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관례다.
'스머프데이' 때 마찬가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팀은 현대 유니콘스뿐이다. 창단 이래 유니폼이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2년에 이 팀의 이름은 태평양 돌핀스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다음 '올드 유니폼 데이(day)'는 6월 30일 삼성전이다. 그날 라이온즈 선수들의 유니폼 앞자락에 LIONS 대신 三星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2007년 6월 30일은 우리 스포츠 마케팅에 한 획을 그은 날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프로야구는 위기다' 이 명제 앞에서, 우리 야구팬들의 선택은 전자(前者)였다.
요즘 야구장에서 응원팀 유니폼을 입고 오는 관중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팬들이 입고한 유니폼이 참 다양하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
홈·원정 유니폼 차이 때문이 아니다. 팬들의 패션 감각 속에 우리 프로야구의 역사가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안전 그물망을 뛰어 넘어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펴져 나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토요일 홈경기를 '올드 유니폼 데이(day)'로 지정해 두 차례 우승 추억이 녹아 있는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롯데 팬들은 "만화 '스머프'가 떠오른다"며 이 날을 '스머프 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롯데 자이언츠
'스머프 데이'가 되면 관중석과 그라운드 모두 하늘색으로 물든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선수들이 1992년 우승 멤버들 이름과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
70번 공필성(코치·본인)과 0번 공필성(리오스) 유니폼이 모두 그라운드 위를 누볐다. 유일하게 자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선발 염종석, 그는 어쩌면 고졸 신인이던 1992 시즌의 설렘으로 공을 뿌렸을지 모르겠다.
프로야구는 산업이다. 그럼 프로야구는 무엇을 파는가? 아마 추억이 아닐?
그래서 어떤 이에게는 30년이 다 되어가도록 이종도의 개막전 만루 홈런이 자신의 야구이고, 어떤 이에게는 최동원의 한국 시리즈 4승이 영원한 술안주가 된다.
오승환의 거침없는 세이브 행진에 "선동열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다 그 시절 본인이 느꼈던 추억의 향수를 현재가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여전히 팬들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올해도 추억을 품은 채 야구장을 찾는다. 이제 구단들이 앞장서 추억을 가지고 그 추억을 넘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줘야 할 때다.
경쟁 업체의 마케팅 전략을 응용하는 것은 벤치마킹이지 도둑질이 아니다. 롯데 팬들만 이런 호사를 누릴 권리가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롯데는 삼성과 함께 프로 출범 후 단 한 차례도 모기업이 바뀌지 않은 유이(唯二)한 구단이다. 올드 유니폼 데이 같은 행사를 갖기에도 부담에 적은 건 이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에게 아무 보상 없이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하지만 '해태'라는 두 글자가 없어도 붉은색 유니폼만으로 팬들은 충분히 만족해 할 것이다. SK가 '삼미' 없이도 슈퍼스타즈 유니폼 재현에 성공했던 것처럼 말이다.
또 올드 유니폼의 재발견은 유니폼 판매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볼 가치도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 되지 않겠지만 그런 노력마저 소홀했다.
현재 팬들이 착용하고 있는 올드 유니폼은 동대문 등에서 개별적으로 주문한 경우가 많다. 엄밀히 따지면 저작권 위반이다. 충분히 양지에서 건전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음지에 그대로 내버려 둘 필요가 전혀 없다.
메이저리그 팀들도 특별한 날을 맞아 올드 유니폼 데이 행사를 벌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원정팀도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관례다.
'스머프데이' 때 마찬가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팀은 현대 유니콘스뿐이다. 창단 이래 유니폼이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2년에 이 팀의 이름은 태평양 돌핀스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다음 '올드 유니폼 데이(day)'는 6월 30일 삼성전이다. 그날 라이온즈 선수들의 유니폼 앞자락에 LIONS 대신 三星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2007년 6월 30일은 우리 스포츠 마케팅에 한 획을 그은 날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