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이 26일 경기서 또 한 번 노히트노런을 눈앞에 두고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8회까지 무피안타 경기를 펼쳤지만 9회말 삼성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안타를 맞고 만 것.
사실 우리 프로야구에서 이런 일은 그리 드물지 않다. 그래서 노히트노런은 실력뿐 아니라 운까지 갖춰야 한다. 노히트노런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자.
사실 우리 프로야구에서 이런 일은 그리 드물지 않다. 그래서 노히트노런은 실력뿐 아니라 운까지 갖춰야 한다. 노히트노런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자.
• 노히트노런은 문자 그대로 투수가 9회 이상 던져 완투승을 거둔 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점수도 내주지 않았을 때 인정된다.
2004년 한국시리즈 때 배영수는 완투도 승리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 안타는 맞지 않았지만 점수는 내주는 노히터(No Hitter) 게임도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노히터 경기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되는 일이 있었다. 1964년 켄 존슨(휴스턴 애스트로스)이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는 바람에 멍에를 뒤집어 쓴 것.
• 투수 여러 명이 잇따라 등판해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을 때도 노히터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혼자 던지면 완봉, 여럿이 던지면 영봉 같은 방식이다.
• 노히트노런 중 타자 주자가 1루를 단 한 번도 밟지 못하게 한 걸 퍼펙트게임이라고 부른다. 사실 안타가 아니더라도 주자가 1루에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은 22가지나 된다.
• 이 때문에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고도 아쉬움이 남을 때도 있다. 한화 정민철은 1997년 5월 23일 대전 OB 경기에서 9회 1아웃까지 퍼펙트게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심정수 타석 때 2스트라이크에서 포수 강인권이 공을 빠뜨리면서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만들었다. 삼진을 잡아놓고도 주자를 내보낸 것.
그래도 강인권은 유승안과 함께 노히트노런을 두 번 달성한 유이(唯二)한 포수다. 2000년 송진우 노히트노런 경기 때도 포수는 강인권이었다.
• 비슷한 사건이 이보다 6년 전에도 있었다. 송진우는 1991년 한국시리즈에서 해태를 상대로 8회 2아웃까지 퍼펙트게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때 정회열이 1루 더그아웃 앞쪽으로 파울플라이를 날렸다. 그러나 2루수 조양근이 공을 떨어뜨렸다. 정회열은 결국 볼넷으로 출루하며 퍼펙트게임이 깨졌다. 홍현우가 안타를 치며 노히트노런도 날아갔고 이후 3실점 하면서 팀도 졌다.
•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해태 방수원이 1984년 어린이날 처음으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1984시즌 방수원이 거둔 승수는 이 1승이 유일하다.
• OB 장호연은 1988년 개막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맞혀 잡기'의 달인(?)답게 그는 이 경기에서 삼진을 단 한 개도 잡지 못했다. 투구수도 99개로 역대 최소 기록이다.
사실 장호연은 개막전 선발이 아니었다. 이날 선발로 예정됐던 선수는 김진욱 현 두산 감독. 그러나 연습 중 김광림이 때린 타구에 중요부위를 맞아 빠지면서 장호연이 대신 나왔다.
• 1988 시즌에는 보름 간격으로 노히트노런이 두 번 나왔다. 한 번이 위에 있는 장호연, 또 한 번은 빙그레 이동석이다. 이동석은 4월 17일 광주 경기서 프로야구 최초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2실책)을 기록했다.
이날 상대팀 해태 선발은 선동열이었다. 선동열은 장종훈에게 3루타를 내준 뒤 견제 실책으로 1점을 실점했다. 이 경기 결승점.
• 아직까지 우리 프로야구나 (20세기 이후)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투수는 없다. 대신 커리어 두 번째 등판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선수는 두 명. 1991년 윌슨 알바레스(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07년 클레이 벅홀츠(보스턴 레드삭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상대팀이었다.
• 일본에서는 주니치(中日) 드래곤즈 소속이던 곤도 신이치(近藤真市)가 1987년 8월 9일 데뷔전에서 요미우리(讀賣) 자이언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커리어에 11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 우리 프로야구 역대 노히트노런
선수 | 소속팀 | 상대팀 | 날짜 | 구장 | 비고 |
방수원 | 해태 | 삼미 | 1984.05.05 | 광주 | |
김정행 | 롯데 | 빙그레 | 1986.06.05 | 사직 | |
장호연 | OB | 롯데 | 1988.04.02 | 사직 | |
이동석 | 빙그레 | 해태 | 1988.04.17 | 광주 | |
선동열 | 해태 | 삼성 | 1989.07.06 | 광주 | |
이태일 | 삼성 | 롯데 | 1990.08.08 | 사직 | |
김원형 | 쌍방울 | OB | 1993.04.30 | 전주 | 최연소(20세9개월25일) |
김태원 | LG | 쌍방울 | 1993.09.09 | 잠실 | |
정명원 | 현대 | 해태 | 1996.10.20 | 인천 | 한국시리즈 |
정민철 | 한화 | OB | 1997.05.23 | 대전 | |
송진우 | 한화 | 해태 | 2000.05.18 | 광주 | |
배영수* | 삼성 | 현대 | 2004.10.25 | 대구 | 10이닝 비공인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