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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배구 12전 12패

'희망도 없고 감동도 없다.'

한국 남자 배구 이야기입니다. 스포츠 팬들 시선이 월드컵에 쏠려 있지만 '배구의 월드컵'인 2010 월드리그 배구대회도 한창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12전 전패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3-0 또는 3-1로 이기면 승점 3점을 주고 승점 3-2로 이기면 2점, 3-2로 져도 1점을 주는데 우리 팀 승점은 0점입니다. 전체 16개 팀 중 승점을 따지 못한 나라도 우리나라뿐입니다.

브라질(세계랭킹 1위), 불가리아(6위)는 한국 대표팀(16위)에게 버거운 상대일지 모르지만 네덜란드(28위)하고도 제대로 된 승부를 벌이지 못했다는 건 문제죠. 12경기를 치르면서 5세트밖에 따지 못했으니까요.


문제는 리시브?

신치용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틈만 나면 "서브 리시브가 약하다"고 강조합니다. 네,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 6월 19일 브라질과 경기에서는 서브리시브 성공률이 7.1%밖에 안 나왔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사실 리시브 다음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번 대회 41세트에서 문성민이 시도한 공격은 총 365번, 세트당 8.9번입니다. 또 우리 대표팀 전체 공격 시도가 1112번이었으니까 우리 공격 3번 중 1번(32.8%)은 세트 토스가 문성민하테 간 겁니다. 5~12차전에서 이 비율은 42%로 올라갑니다.

네, 물론 지난 시즌 삼성화재에서 가빈이 48%를 때린 거에 비하면 양호하죠. 하지만 계속 같은 선수에게 '느리고 높은' 토스만 띄워놓고 상대 블로커가 속으라고 하는 건 무리입니다. 요즘 한국 배구가 진짜 답답한 건 이 때문이죠.

문성민은 경기를 치르면서 다시 한국 배구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처음 네 경기에서는 한 번도 공격 시도 30번을 넘기지 않았지만 지난 달 27일 네덜란드 경기에서는 53번을 시도했죠. 3, 4일 브라질 하고 경기에서도 44번, 49번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처음에는 문성민이 너무 빨리 뛰어서 세터 최태웅이 토스 해줄 겨를이 없었습니다. 문성민이 바로 등 뒤에 떠 있는 상태에서 반대 쪽으로 토스해주는 장면도 보였죠.

문성민은 처음 독일에 진출한 뒤 '빠른 원 스텝 공격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처음에는 3, 4 스텝에 맞춘 토스에 적응을 못 했던 거죠. 그런데 최근에는 스텝 숫자가 늘었습니다. 퇴보한 거죠.

스텝이 많으면 공격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배구 흐름은 빠른 배구로 넘어간 지 오래인데 우리는 세계 배구에 적응한 선수더러 다시 1990년대로 돌아가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삼성화재 스타일 "몰방(沒放) 배구"

문제가 시작된 곳은 V리그입니다. 프로가 출범하면서 배구 무게 중심도 국제 대회에서 리그 중심으로 넘어 왔죠.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삼성이 외국인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공격을 몰아주는 이른바 '몰방' 배구로 성공을 거뒀다는 데 있습니다. 알고도 못 막는 공격을 하는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이렇게 해도 통했습니다. 만년 2위 현대도 이를 따라가기 바빴고요.

그러다 보니 국내 배구는 발전이 없었습니다. 누가 더 그럴 듯한 외국인 선수를 모셔오느냐 하는 경쟁만 벌였죠. 덕분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남녀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까지 당했습니다.

우리 배구계라고 이런 문제점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힘과 스피드가 세계 배구의 추세라지만 신체 조건상 우리가 힘과 스피드로 유럽을 따라갈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네, 옳은 말씀입니다. 그렇다고 국내 리그에서도 몰방 배구를 계속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는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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