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LG에서 영입한 첫 해만 해도 기본은 할 줄 알았던 박명환.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그는 팀에 거의 도움이 안 되는 투수가 되고 말았다. 200 시즌을 앞두고 이진영 정성훈은 '몸값'을 톡톡히 하면서 LG팬들은 더욱 속이 탄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9 프로야구 1승은 6417만 원

프로야구 구단에서 선수에게 연봉을 지급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승리'다. 잘 하는 선수는 승리에 기여할 확률도 그만큼 높다. 그래서 잘할수록 몸값도 비싸다.

2009시즌 프로야구에서 1승을 올리는데 돈이 가장 많이 든 구단은 LG 트윈스. LG는 54승을 거두는데 47억 4900만 원이 들었다. 1승당 8794만 원이다. 거꾸로 우승팀 KIA는 81승을 거두는데 37억2400만 원을 들였다. 1승당 4598만 원, LG와 비교하면 52.3% 수준이다.

나머지 6개 팀은 1승당 △한화 8617만 원 △삼성 7334만 원 △SK 6766만 원 △히어로즈 5853만 원 △롯데 5788만 원 △두산 5065만 원 순으로 썼다.

전체적으로 8개 구단은 선수 연봉으로 총 334억9600만 원(외국인 선수, 신인 제외)을 썼다. 단순히 계산하면 1승당 6417만 원이다.


WS(Win Shares) 3개면 1승

야구팀이 승리를 거두려면 투수는 잘 던지고, 타자는 잘 치고, 수비수는 아웃 카운트를 잘 잡아야 한다. 이것들이 모여 승리를 부른다.

야구통계학(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윈쉐어즈(WS·Win Shares)는 공수주에 걸친 활약을 '승수'로 환산한다. 퍽 복잡한 계산 과정을 거치면 1승을 3WS로 치환한 결과가 나온다.

2009 시즌 우리 프로야구에서 WS 1위를 차지한 선수는 김상현(27.5)이다. KIA는 2009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상현 활약 덕분에 9.2승을 더 거뒀다. 2위는 두산 김현수(26.6), 3위는 SK 정근우(26.5)다.

WS에는 마이너스(-)가 없다. 팀 승리에 조금도 도움이 안 된 선수 기록은 그냥 0이다.


KIA 김상현은 연봉 6억 원 가까운 활약

여기서 다시 연봉 얘기를 해보자. 지난 시즌 1승은 6417만 원, 그러면 1WS당 비용은 3분의 1인 2139만 원이다. 만약 이 숫자 그대로 연봉을 받는다면 김상현은 5억8821만 원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김상현이 연봉으로 받은 돈은 5200만 원. 실제 가치보다 5억3621만 원이나 적은 금액이다.

 구단  선수  WS  WS 연봉  실제 연봉  차이
 LG·KIA  김상현  27.5  5억8821만  5200만  5억3621만
 두산  김현수  26.6  5억6896만  1억2600만  4억4296만
 SK  정근우  26.5  5억6682만  1억7000만  3억9682만
 KIA  최희섭  25.6  5억4757만  2억  3억4757만
 LG  박용택  23.1  4억9410만  1억5000만  3억4410만
 KIA  유동훈  18.8  4억212만  9000만  3억1212만
 히어로즈  강정호  15.9  3억4009만  4400만  2억9609만
 KIA  김원섭  18  3억8501만  9000만  2억9501만
 KIA  나지완  14.5  3억1015만  3800만  2억7215만
 SK  박정권  14.7  3억1443만  5000만  2억6443만

거꾸로 롯데 손민한은 지난해 WS가 3.1에 그쳤다. 활약만 보면 연봉은 6631만 원이면 충분했던 것. 부상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에서 받은 연봉 7억 원은 빛이 바랬다.

 구단  선수  WS  WS 연봉  실제 연봉  차이
 롯데  손민한  3.1  6631만  7억  6억3369만
 삼성  박진만  3.8  8128만  6억  5억1872만
 LG  박명환  0.1  214만  5억  4억9786만
 삼성  진갑용  1.6  3422만  5억  4억6578만
 삼성  양준혁  11  2억3528만  7억  4억6472만
 KIA  서재응  1.3  2781만  3억7500만  3억4719만
 KIA  장성호  9.7  2억748만  5억5000만  3억4252만
 히어로즈  김수경  1.6  3422만  3억7000만  3억3578만
 SK  이호준  8.2  1억7539만  5억  3억2461만
 LG  조인성  3.7  7914만  4억  3억2086만

박명환과 배영수도 다르지 않다. 박명환은 2007시즌 WS 10.1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0, 올해는 0.1이다. 배영수도 2005 시즌 이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올해 박명환은 연봉 214만 원, 배영수는 0원 짜리 활약이었다.

표에서는 빠졌지만 롯데 이대호(WS 20.5)는 이 방식으로 계산하면 4억3849만 원을 받아야 한다. 이대호는 2009 시즌 3억6000만 원을 받았다. 물론 구단에서 원하는 금액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팬들이 연봉을 깎지 말라고 불만인 게 더 상식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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