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이버 화면 캡처

자주 언급했지만 '투표'는 뽑는 사람이 어떤 이유로 누구에게 표를 던지든 자유다. 야구 좀 본다는 팬들에게도 낯선 장영석이 9일 현재 2009 프로야구 올스타 투표에서 2만 표도 넘게 받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물론 나도 저 2만2000여 명 중 한 명이다.)

하지만 투표는 '인기'를 판가름할 뿐 실력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올스타급'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건 그런 까닭. 한번 각 포지션별로 어떤 선수가 '올스타급'이라 불릴 만한지 알아보자.

기준은 윈 쉐어(Win Shares․WS)다.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야구에 대한 과학적 분석)의 아버지 빌 제임스(Bill James)가 고안한 이 메트릭은 복잡한 계산을 통해 공수주에 걸친 선수의 활약을 '승수×3'로 환산해 준다. 이를테면 WS 9를 기록한 선수가 있다면 이 선수는 팀에 '추가적인' 3승(=9÷3)을 안긴 것이 된다.

아래는 WS를 기준으로 뽑아 본 포지션별 올스타


◇동군(두산, 롯데, 삼성, SK)

• 투수=김광현(7.6) ; 김광현은 8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번도 패전 투수가 된 적이 없다. 운도 쌓이면 실력이 된다.

• 포수=박경완(8.1) ; 팀 평균자책점(3.76) 1위를 이끌면서 OPS도 .876. WBC때 이렇게 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1루수=이호준(5.8) ; 건강하기만 하다면 이호준은 충분히 상대 팀에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다.

• 2루수=정근우(8.2) ; '유혹의 명철신'이 대세지만 발동이 다소 늦었다.

• 3루수=김동주(10) ; 어쩌면 내년 시즌에는 3루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 모르겠다. 우리 시대 '진정한' 올스타 3루수.

• 유격수=손시헌(6.9) ; 지난 두 시간 '손시헌 공백은 없다'고 했지만 틀렸다. 손시헌이 돌아오니 확실히 달라졌다.

• 외야수=김현수(12.4), 박정권(7.8), 박재상(5.8) ; 말할 것도 없는 타격 머쉰, 그리고 늘 저평가 되는 두 선수.

• 지명타자=최준석(7.1) ; 김동주 닮은 이 뚱뚱한 애는 올해 초반 성적도 닮았다.



◇서군(한화, 히어로즈, KIA, LG)

• 투수=이현승(6.9) ; 올해는 마일영, 장원삼보다 훨씬 좋은 투수다.

• 포수=김상훈(4.3) ; 김상훈도 뛰어나지만 다른 팀 포수들을 보자. 한숨뿐.

• 1루수=페타지니(15.5) ; 친구 엄마랑 결혼한 것보다 우리 리그에서 뛰는 게 더 잘 이해 안 가는 페타 신(神)

• 2루수=N/A ; '올스타'라고 불릴 만한 2루수는 이 네 팀에 없다.

• 3루수=황재균(6.8) ; 아직까지는 작년 이 팀 3루수보다 올해 3루수가 낫다.

• 유격수=송광민(3.8) ; 그나마…

• 외야수=박용택(11.6), 김원섭(10.1), 김태완(한화․9.3) ; 갑작스런 박용택과 시나브로 김원섭. 김태완은 실제 투표에서는 지명 타자 후보군.

• 지명타자=브룸바(7.8) ; 타자는 타율만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다.


위에 그림에서 본 것처럼 올스타 투표는 다음달 12일까지 여기서 진행한다. 야구팬이라면 소중한 33표를 던져보자 -_-)/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