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송을 중단하라!

from KBO 2009.04.07 11:08
"노예~ 노예~ 노예~ 노예~ 삼성의 정현욱 오셨네~"

주말 대구 경기를 네이버 주문형비디오(VOD)로 다시 보다가 귀를 의심했다.

정현욱이 마운드에 등장하자 응원석에서 캐럴 '노엘'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가사만 '노예'로 바꾼 채 말이다.

정현욱은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호투를 선보이며 '국노'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시즌 잦은 등판으로 얻은 별명 '노예'가 업그레이드(?)된 것.

인터넷에는 '짤방(짤림방지, 누리꾼이 만든 패러디 이미지)'이 등장했고 중계  방송 아나운서도 자랑스러운 듯 정현욱을 '국노'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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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이 '노예'라고 불리게 된 건 지난 시즌 등판이 너무 잦았기 때문이다.

2008 시즌 정현욱은 전체 경기 중 43%(53경기)에 등판해 127이닝을 던졌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선발 등판 횟수가 10번이 안 되는 선수는 정현욱이 유일했다.

잦은 등판을 안타까워한 팬들이 염려스러운 마음에서 붙여준 별명이 바로 '노예'다. 지나치게 불펜 중심으로 마운드를 꾸려 나가는 선동열 감독에 대한 비판도 담긴 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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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팀 공식 응원단장이 '노예송'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노예'가 돼 달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투수의 어깨가 소모품인지 아니면 어깨 근육이 쓰면 쓸수록 강화되는지는 논란이 분분하다. 하지만 팬들이 투수에 대해 가장 민감한 부분은 '혹사'다. 이 응원가는 '우리 팀 감독은 바보'라고 외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현욱은 이날 경기 후 한 매체에 "창피해서 구단 직원들에게 팬들이 부르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했는데…"하고 말했다. 제 아무리 별명이라도 가족 앞에서 '노예'라고 불리는 기분이 오죽했을까.

최근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 최양략은 "남한테 상처를 주는 개그는 3자 입장에선 재미있지만 상처를 받는 사람은 분명 즐겁지 않을 것 같다"면서 "진정한 유머는 모두가 웃는다"고 말했다.

'노예송'은 분명 '진정한 유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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